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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31일 연중 제4주일: 우리는 성공하도록 부르심을 받지 않았습니다

작성자 : 최규화 작성일 : 2016-02-02 조회수 : 257

1월 31일 연중 제4주일

(루카 4,21-30; 예레 1,4-5.17-19; 1코린 12,31-13,13)

찬미 예수님!

오늘 독서와 복음 앞에서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성공하도록 부르심을 받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복음 선포를 하면서 반드시 성공하고 엄청난 성과를 거두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이것을 잘 보여주고 계십니다.

안식일에 나자렛 회당에서 이사야 예언서의 두루마리를 읽으시자 사람들이 모두 ‘한 마디 더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예수님께서 이러저러한 말씀을 하셨을 텐데, 루카 복음사가는 ‘방금 들은 말씀이 이루어졌다’는 간단한 말씀만을 전해줍니다.

아무튼 상황을 미루어 짐작해 보면,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과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 처음에는 아주 호의적이었지만 웬일인지 점차 예수님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드러냅니다.

예수님께서는 다시 말씀을 하실 필요를 느끼시고 한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님이 하신 말씀은 엘리야 예언자 시대 때 기근 중에 이스라엘에도 과부들이 많았지만 하느님께서 엘리야 예언자를 보낸 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가 아니라 시돈 지방 사렙타 마을에 사는 과부에게 였다는 것과, 엘리사 예언자 시대에 이스라엘에도 나병환자가 많이 있었지만 하느님께서 엘리사 예언자를 통해 나병을 낫게 해 준 이는 적군 장수 나아만이었다는 것입니다.

지금 나자렛 사람들은 ‘기적을 카파르나움이 아닌 고향 나자렛에서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그래야 고향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있는데, 예수님은 이 두 이야기로 여기에 대해 선을 그으시는 것입니다.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과 복음을 통해서 덕을 좀 보려고 하는데,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죠.

‘복음은 당신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복음은 모든 사람들의 것입니다. 복음이란 당신들만의 이익을 위해서 쥐고 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고 선을 그으시는 것입니다.

‘고향사람들을 좀 달래 주시지. 너무 정면 돌파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루카 복음사가가 전하는 예수님의 첫 번째 복음 선포인데 첫 번부터 그야말로 대 실패인 것이지요.

예수님은 지금 실패를 감수하고서라도 ‘복음은 모든 이를 위한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공보다 이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복음선포를 성공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것이 아니라, 복음을 모든 이에게 전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주님께서 예레미야 예언자에게 하신 말씀도 우리에게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민족들의 예언자로 내가 너를 세웠다. 그러므로 이제 너는 허리를 동여매고 일어나 내가 너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말하여라.”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기 위해 듣는 사람의 상황에 얽매여 복음을 그들의 필요에 맞추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자유롭게 선포하고 사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독서를 다시 한 번 들어봅시다.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을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이 사랑의 찬가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먼저 사랑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사람은 먼저 복음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복음은 우리를 타고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우리의 사랑을 타고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살지 않는 사람이 복음을 전한다면, 그럴 수도 없겠지만 만일 그럴 수 있다면, 그 복음은 엉뚱하게 받아들여지든가,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튕겨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복음을 충실히 살며 전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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