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6월 13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기념일: 너무 빨리 용서하지 마십시오.

작성자 : 최규화 작성일 : 2016-06-13 조회수 : 262

6월 13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기념일

(마태 5,38-42; 1열왕 21,1ㄴ-16)


누군가와 싸우거나 관계가 틀어졌을 때 우린 하느님 앞에서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더욱이 오늘 복음을 읽고 나면 관계 회복의 의무는 더 가중 됩니다. 

관계가 틀어진 사람과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오늘 1독서에서 나봇이 당한 억울한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 악인에게 악인과 같은 방법으로 맞서지 말라고 하셨지 

무조건 참으라고 하시지는 않았습니다. 

상대방이 나의 오른쪽 뺨을 때리려면 왼손을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손등으로 나의 오른쪽 뺨을 때릴 수밖에 없습니다. 

손 바닥으로 나의 뺨을 때리는 것 보다 손 등으로 뺨을 때리는 행위는 상대를 더 치욕스럽고 비참하게 만들지요. 

따라서 손등으로 뺨을 맞는 다는 것은 상대가 나를 비인격적으로 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상대방에게 왼쪽 뺨을 돌려 대라는 것은 상대와 동등한 위치에 서라는 말씀입니다.

또한 겉옷을 가져간 사람에게 속옷까지 주게 되면 우리의 모습은 알몸이 됩니다. 

생각을 해보십시오. 나의 알몸을 보여주는 행위는 나에게만 치욕스러운 일이겠습니까? 

나의 몸을 보게 될 상대방도 민망하고 곤란한건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예수님 시대의 로마인들은 팔레스티나 사람들에게 짐을 운반시킬 때 

지나친 강제 노역을 대비해서 하루에 1000걸음 이상 갈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로마인들이 팔레스티나 인들에게 그 이상 걸을 것을 강요한다면 

로마인들은 법적으로 처벌을 받게 되었지요. 따라서 2000걸음을 가주는 것은 상대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임을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내가 비인격적인 모욕을 당했을 때도 무조건 이해하고 용서하라고 하신 것이 아닙니다. 

지혜롭게 나를 지키라고 말씀을 해 주신 것입니다. 

그러니 무조건 ‘내 탓이오’를 외치며 억지로 나를 고통으로 내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서둘러 상대를 용서하려 무리하지도 마십시오. 

미움의 시간을 천천히 가지며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법을 느낄 때 까지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하느님께 가장 소중한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니 말입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