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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2일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내가 만일 사제가 아니라 그냥 평신도라면

작성자 : 최규화 작성일 : 2016-07-12 조회수 : 268

7월 12일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마태 11,20-24; 이사 7,1-9)

찬미 예수님!

오늘 문자 메시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제가 쓴 원고를 읽고 감명을 받아 통화를 원하는 분이 계시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분이 정말 좋았지요.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코라진아,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너 카파르나움아, 너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소돔에서 일어났더라면...”

예수님께서 제게 ‘그게 정말 너의 영광이냐?’ 하고 물으시는 것 같습니다.

사제란 분명히 하느님의 많은 은총을 받는 이이고, 신자분들에게도 과분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가끔 신자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가 만일 사제가 아니라 그냥 평신도라면, 내가 저 주일학교 선생님처럼 저렇게 열정적으로 그리고 희생적으로 봉사할 수 있을까?

내가 만일 사제가 아니라면 저 봉사자처럼 쉬고 싶은 주일에 성당에 나와 힘든 일을 하며 봉사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러기는 쉽지 않고, 저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각자의 직분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저보다 엄청나게 열심인 분도 많고 신앙심이 깊은 분도 많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오늘 복음 말씀을 들었을 때 뭔지 모를 거부감, 불편함이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저에게 당신께서 베풀어주신 은총에 합당하게 살아가라고 요구하시는데, 예수님께서 주신 것을 마치 본래 자기 것인 것처럼 생각하며 살아가는 저에게는 그것이 좀 못마땅했던 거지요.

인정해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주신 것을 빼면 남는 게 없습니다. 그러니까 모두 당신의 은총이었습니다. 당신께 기대어 당신을 향해 살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려야 하겠습니다.

지금 받은 것이 마치 하느님께서 저에게 주실 수 있는 전부인 양 더 이상은 받을 것이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 아니라 늘 받아서 사는 사람으로서 주님을 더욱더 믿고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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