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16주간 목요일
(마태 13, 10-17; 예레 2,1-3.7-8.12-13)
찬미예수님.
신앙을 갖지 않은 분들이 가끔 저에게 오셔서 “어떻게 해야 하느님을 믿을 수 있냐고?” 질문을 하십니다.
그럼 저는 “우선 한 번 믿어보십시오.”라고 대답합니다.
이 대답의 뜻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이끌어줘서 믿는 것이 아니라
우선 믿다보면 하느님께서 사랑해주시는 것도 기적을 베풀어주시는 것도 느낄 수 있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성당에 열심히 다니고 하느님을 믿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하고 자문하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명확한 답을 바라고 하느님께 의문만 가진다고 해서 온전히 당신을 보여주시진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마음은 무디고 귀는 닫고 눈은 감았기 때문에 어떤 것도 깨달을 수 없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어서 예수님을 보고 듣고 있는 우리는 많은 예언자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을 보여주시는데 우리는 명확한 것을 찾으며 우리의 감각을 무디게 합니다.
우리의 삶을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모든 것을 다 명확히 알고 하는 일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지금 나의 배우자에 대해 완벽하게 다 알고난 후에 결혼하신 것도 아니고
내가 다니는 직장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고 일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 또한 사제직에 대해 온전히 다 알고 이 길을 걷는 것도 아니지요.
그래서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 나누곤 합니다.
“다 알았으면 그렇게 안 살았을거야.”라고 말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명확히 모르면서도 믿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주님에 대한 믿음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다 안다는 것도 교만이지만
뭔가 주님에 대해서 더 명확하게 알아야 믿는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귀도 눈도 닫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우선 믿으셔야 됩니다.
그렇게 믿을 때 주님께선 알아서 우리에게 당신을 드러내실 것입니다. 아멘.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