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17주간 화요일 복되신 동정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
(마태 13, 36-43; 예레 14,17ㄴ-22)
예수님께서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함께 자라게 놔두십니다.
가라지가 어디서 왔고 밀이 어디서 왔는지 분명히 알지만 나쁜 것이라고 섣불리 제거하지는 않지요.
왜냐하면 세상이 나쁘다고 평가하지만 평생 나쁜 모습으로 남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 인간은 더욱 그렇습니다.
오랜 교회의 가르침에 따르면 인간은 태어나면서 원죄를 안고 태어납니다.
또한 살아가면서 많은 죄들을 짓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러한 인간들의 손에서도 고귀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여러 사람들을 살리는 일도, 사랑하는 일도, 도와주는 일도 하지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죄가 온전히 사라지는건 아니지만
우리의 실수와 잘못을 이겨내기 위해 꾸준히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다시 주님의 자녀로서 살아가려 노력하는 모습은 죄를 넘어선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세상의 구세주께서 부족한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셨다는 것은
우리의 존재 가치를 더욱 값지게 만들어줍니다.
실수투성이고 죄를 벗어날 수 없는 우리와 함께 우리의 모습으로서 살아가신 예수님의 삶을 통해
한 번 가라지는 영원한 가라지가 아님을 느끼게 하지요.
처음 죄를 짓고 실수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가라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주님의 사랑 안에 있으면서 본래 밀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 복음이 마치 우리를 하나하나를 걸러내려 벌을 주려고 준비하는 예수님으로만 생각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가라지라고 생각되는 것을 알아서 선별해주시고 밀처럼 살아가도록 이끌어주시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 손길에 우리의 온 존재를 맡기면 되는 일입니다.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에게 일어난 일들을 받아들였듯이 말입니다.
성인 성녀의 가족들에게 일어난 일들도 가라지의 마음으로 받아들였다면 절망일 수 있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밀의 마음을 잊지 않아 기적을 되었습니다.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의 몸에서 마리아께서 탄생하시고
그런 마리아의 몸을 통해 예수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셨듯이 시작은 미약해보이나
우리에게 주어진 주님의 뜻을 따르다보면 기적은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법입니다.
따라서 오늘 하루를 사시면서 우리가 좋은 밀 임을 잊지 말고
좋은 것을 세상에 뿌릴 수 있는 하루가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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