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마태 20,20-28; 2코린 4,7-15)
찬미예수님.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도 마실 수 있느냐?”
“할 수 있습니다.”
진정 예수님께서 마시려는 잔의 무게를 야고보 사도는 제대로 알고 오늘과 같은 대답을 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무게를 알았다면 그렇게 쉽게 대답하지는 않았겠지요.
그러나 그 잔의 무게는 야고보 사도만 몰랐던 것이 아닙니다.
야고보 사도의 어머니도 몰랐고, 야고보 사도를 시기하던 다른 제자들도 몰랐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마시실 잔을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야고보 형제를 보며 불쾌해 하는 제자들을 불러모으시어
통치자들은 섬기는 사람이여야 함을, 나아가 자기 목숨을 바쳐야 하는 것임을 말씀해 주셨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은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수난이 다른 사람의 일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이 겪으셨던 수난을 보며 오늘 한 다짐이 얼마나 큰 후회로 다가 왔을지 상상이 갑니다.
하지만 제자들의 이 다짐을 폄하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온 삶을 바쳐 자신들이 한 다짐을 지켰기 때문이지요.
비록 예수님께서 수난당하시고 돌아가실 때는 함께하진 못했지만
그들의 삶은 자신의 목숨을 바쳐 주님을 선포하는데 전념을 다했기 때문이지요.
처음에는 무엇이 중요한지도 모르고 대답했지만 훗 날 제자들은 그 다짐에 책임을 다한 것입니다.
우리들의 시선에서 하느님의 왼쪽 오른쪽에 자리를 잡는 일은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 자리에 가기 위해 겪어야 할 수난의 길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하느님께서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하느님의 왼쪽 오른쪽 자리에 잡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다보면 하느님의 옆자리는 요청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주어질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가
주님과 함께하기 위한 가장 소중한 조건임을 잊지 마시고 기쁜 하루가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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