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8주간 화요일(다해)
제 1독서 : 갈라 5,1~6
복 음 : 루카 11,37~41
여러분 하늘이 무슨 색인지 아십니까? 파란색?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자신 있게 파란색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어떤 날은 구름이 많아서 회색 하늘일수도 있지요. 또 어떤 날은 빨간 석양에 비추어진 선홍색의 하늘일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때에 따라서 그 색이 변하기 때문에 ‘파란색’ 하늘이라고 말하는 것이 결코 정답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하늘을 보지 않고도 늘 자신 있게 말합니다.
“하늘은 파란색이죠.”
이렇게 틀린 답만 말하고 있는 우리들이 아닐까요? 또한 틀린 답이 마치 맞는 것처럼 박박 우기고 있는 우리는 아닐까요? 색깔하나 정확하게 말하지 못하는 부족하고 나약한 존재이면서도 얼마나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고 단죄하고 있는지요?
바로 하늘의 색깔을 무조건 ‘파란색이다’라고 주장해서는 안 되듯이, 우리의 일상 삶 안에서 틀에 박힌 고정된 시선이 아니라 늘 마음을 열어 변화하는 방식을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때 나의 성장이 있으며, 그 속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바리사이 사람들이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그들은 식사 전에 반드시 종교예식으로 손을 씻어야 하는데 예수님께서 그 예식을 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실 식사 전에 손을 씻는 것은 위생적인 견지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실질적인 행위가 종교화되면서 형식화된 것이지요. 그래서 먼지 묻은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는 것이 아니고 그저 손가락만 잠깐 물에 담갔다가 꺼내면 종교적 예식을 행한 것으로 간주된 것입니다.
이 예식은 구약의 율법규정이 아닙니다. 단지 위생상 시작된 바리사이파들의 규정에 해당될 뿐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를 따르지 않는다고 예수님을 몰지각한 상식이하의 인간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형식주의에 예수님께서는 일침을 놓으십니다.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어리석은 자들아, 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겉치레가 아닌 마음의 깨끗함이 더욱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늘을 단순히 ‘파란색’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처럼, 사람을 형식적인 규정 하나로 그 사람 전체를 판단하고 단죄하는 형식주의에서 벗어나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도 이 형식주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는 아니었는지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단죄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남을 판단하고 단죄하기 전에 내 마음을 먼저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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