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인 대축일(다해)
제 1독서 : 요한 묵시록 7,2~4. 9~14
제 2독서 : 1요한 3,1~3
복 음 : 마태오 5,1~12
어느 작은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내에게 적은 임금을 가져다주는 것이 늘 미안한 생각이었지요. 그래서 어느 날 큰 결심을 했는지 출근하면서 아내에게 말합니다.
“여보, 오늘 사장님께 적은 월급에 대해서 항의할거야. 기대해.”
하지만 너무 회사일이 바빴고, 차마 사장님께 말할 수가 없어서 월급에 대해 단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집에 돌아온 것입니다. 아침에 아내에게 큰 소리를 치고 나왔기 때문에 아내 볼 면목이 없었지요.
아내가 저녁상을 차리는 동안 옷을 갈아입다가 아내의 화장대 위에 두 장의 카드를 볼 수 있었습니다. ‘무슨 카드지?’라는 생각으로 먼저 한 카드를 열어보니 낯익은 아내의 글씨를 볼 수 있었습니다.
‘여보, 월급 인상 받은 것을 축하해요.’
월급 인상 될 것으로 알고서 이렇게 카드를 쓴 아내를 생각하니 너무나 부끄러웠고 또 미안했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카드가 있는 것입니다. 그 안에도 낯익은 아내의 글씨가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여보, 월급 인상은 되지 않았지만 저는 당신의 능력을 믿어요.’
아내는 어떤 결과를 원했을까요? 월급이 인상되면 더 좋았겠지만, 인상되지 않아도 상관이 없었습니다. 남편만 있다면,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이 자체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하늘 나라의 모든 성인을 기리는 대축일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과 영광을 누리는 성인들의 모범을 본받고 또 다짐하는 날입니다. 그렇다면 성인은 어떤 모범을 보여주셨을까요?
성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실망이나 좌절하지 않으셨습니다.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는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기를, 때로는 이렇게 힘든 시간을 주신 주님께 불평불만을 던진다고 해서 그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인들은 최악의 상황 역시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있다면 기쁘게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래서 하느님 나라의 영광을 얻으실 수가 있었던 것이지요.
고통과 시련 등이 다가오면 하느님께서 미워한다고, 하느님께서 차별한다고 생각하는 우리는 아닐까요? 그러나 하느님과 함께 하는 마음으로 고통과 시련 역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만이 기쁨과 행복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오늘의 복음 말씀을 같이 묵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3 “행복하여라, (하느님 때문에)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4 행복하여라, (하느님 때문에)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 다.
5 행복하여라, (하느님 때문에)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6 행복하여라, (하느님 때문에)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 족해질 것이다.
7 행복하여라, (하느님 때문에)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 다.
8 행복하여라, (하느님 때문에)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9 행복하여라, (하느님 때문에)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 녀라 불릴 것이다.
10 행복하여라, (하느님 때문에)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11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특히, 괄호 부분의 말과 함께 묵상하여 보십시오. 어떻습니까? 하느님 때문에 마음이 가난해지고, 하느님 때문에 슬퍼하고, 하느님 때문에 온유해지고, 하느님 때문에 의로움이 주리고 목마르고, 하느님 때문에 자비를 베풀고, 하느님 때문에 마음이 깨끗해지고, 하느님 때문에 평화를 이루고....
하느님 때문에 이 모든 것을 감수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참 행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것이 바로 즐거운 불편이 아닐까요?
우리 모두 하느님 때문에 겪게 되는 이 모든 불편에 대해서도 감사하면서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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