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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4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다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6-11-04 조회수 : 264

연중 제 31주간 금요일(다해)

 

1독서 : 필리피 3,17~4,1

복 음 : 루 카 16,1~8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루카 16,8)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청지기(집사)의 비유입니다. 그런데 잘 알려진 비유임에도 그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맡은 일에 충실하지 못했던 청지기의 약삭빠른 행동을 칭찬하셨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렇게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청지기란 남의 것을 대신 맡아 지키고 관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우리 역시 그런 의미에서 청지기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며, 소중하게 잘 관리하다가 좋은 열매를 맺어 다시 돌아오라 하시며 이 세상에 우리를 보내셨습니다.

우리의 몸도, 마음도 그리고 그 몸과 마음으로 이루어나가는 삶도 하느님께서 맡기신 것임에 분명합니다. 결국 언젠가는 돌려드려야 할 것들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몸과 마음을 우리는 얼마나 소중하게 관리하고 사용하고 있는지요? 우리의 삶이 그분께서 원하시는 바대로 얼마나 제대로 움직여지고 있는 것일까요?

최선을 다했다라는 자신 있는 대답을 준비한 이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어쩌면 우리 모두는 비유 말씀의 청지기와 같은 처지일 수 있습니다.

청지기처럼 우리도 어떤 일을 계기로 제대로 못 살아온 자신의 삶을 인정하고 두려움 섞인 한숨을 내뱉을 때가 있습니다. 정말 필요한 신호입니다.

주인이 내게서 집사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니 어떻게 하지?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다.”

하지만 청지기는 두려움에 그저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회복할 수 있는 길, 즉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선택합니다. 그것은 바로 주인에게 빚진 이들의 빚을 줄여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역시 자신을 관리하지 못한 죄의 결과를 두려워하는 것에 머무르지 말고, 무엇인가 움직여야 합니다.

하느님께 빚을 지지 않은 이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죄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하느님께 진 빚이 많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은총이 크면 클수록 그만큼 하느님께 진 빚이 많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기회를 주십니다. 그 기회란 바로 하느님께 빚진 이들을 돕는 것입니다.

우리의 허물을 용서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그것은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자주 말씀하시던 사랑이라는 것 역시 결국 남을 살리는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최소한 이러한 셈법에는 둔해져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가 오늘 복음의 약은 청지기의 비유에 들어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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