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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23일 연중 제 34주간 수요일(다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6-11-23 조회수 : 327

연중 제 34주간 수요일(다해)

 

1독서 : 묵시록 15,1~4

복 음 : 루 카 21,12~19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루카 21,17)

 

누군가에게 참고 견디라고 말을 해 주는 일은 쉽습니다. 참고 견디노라면 시련도 고통도 모두 지나가기 마련이라고 옛말하며 웃을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틀리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이는 틀림없는 주님의 뜻이고 약속이기도 하니까 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힘든 일이 내게 닥쳤을 때, 내가 참고 견디고 버텨야 할 때 죽기보다 어렵고 죽을 만큼 괴로운 일일 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주님의 권고가 서운하게 들립니다. 기껏 인내로써 생명을 얻으라.”시니 주시되 얼른 얼른 듬뿍 듬뿍 퍼주지 않으시겠다는 다짐 같아서 야속합니다. 어찌 그 굽이굽이를 견뎌낼 수 있을까? 싶습니다.

끝까지 참고 견디는 것이 벅차고 어렵고 힘든 이유는 결말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앞날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모를 때 불안을 떨쳐내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고 하루는 천년처럼 길기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삶의 마지막을 알고 희망하는 그리스도인은 참을 수 있고 견딜 수 있고 이길 수 있습니다. 세상이 막막하고 혼란스러워할 때에도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희망의 기쁜 소식이 전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이 땅에서의 삶만이 아니라 영원한 삶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그분을 뵙고 그분과 함께 살게 될 영원한 천국이 있습니다. 이 기쁜 소식은 하느님께서 주신 복음을 제대로 기뻐하는 우리 삶의 모습으로 전해집니다. 달리 표현하면 복음을 복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세상은 우리들 탓입니다. 그리스도를 전하되 인간의 마음으로 대했다면 주님께서 명령하신 행위들에만 급급하고 집착한다면 그분의 빛이 세상을 비추도록 비켜드리지 않는다면 결국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 주님의 이름을 팔아먹는 사기꾼이며 자신의 업적을 위해서 주님의 영광마저 이용하는 엄청난 죄를 저지르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주님의 일을 하면서도 마음으로 진실되지 못하였던 일, 위선으로 포장하고 가식으로 치장한 일, 손해라면 질색하고 불이익이라면 넌더리를 냈던 일, 이웃을 위해서 배려하고 양보하지 못하고 내 뜻을 강요하는 독선으로 일관했다면 일일이 따져 고쳐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주님의 영광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이 아니라 내 목숨을 지키려다가 오히려 잃게 되는 위험천만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고상한 태도를 취하지 않으셨습니다. 적당히 은폐하지 않았고 적절히 포장하지 않았습니다. 묵묵히 실천했고 철저히 실행했으며, 하느님의 사랑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셨습니다.

인내의 한계를 그분께 배우고 오래 참음의 결과를 그분께서 가르쳐주셨으니 우리는 어둠도 고통도 박해까지도 이길 수 있습니다. 그분께서 내어주신 생명이 우리 안에서 이미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오늘 하루도 주님 안에 평화를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아 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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