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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6일 연중 제 15주일(가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7-07-17 조회수 : 351

연중 제 15주일(가해)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들으면 우리는 의심을 품게 되지요. 씨를 왜 길바닥에 뿌리고, 돌밭에 뿌리고, 가시덤불에 뿌렸을까? 예수님께서는 씨를 좋은 땅에 뿌리는 농부의 상식도 몰랐을까? 그러나 우리가 이스라엘의 기후를 알게 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건기와 우기가 있습니다. 건기에는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지요. 그래서 6개월 동안의 건기에는 곡식을 심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가 우기가 되면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집니다. 이때 빨리 씨를 뿌리지 않으면 재배기간이 짧아 추수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씨앗을 자루에 담아 나귀의 등에 매달고, 자루에 구멍을 내어 나귀를 이리저리 몰고 다니며 씨를 뿌립니다. 나귀가 걸어갈 때마다 뚫어진 자루구멍에서 씨앗이 조금씩 떨어집니다. 그렇게 해서 씨앗을 심기에 어떤 것은 길에 뿌려지고, 어떤 것은 돌밭에 뿌려지고, 어떤 것은 가시덤불에 뿌려지고, 어떤 것은 좋은 땅에 뿌려집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왜 농사짓는 이야기를 비유로 말씀하셨을까? 이 농사짓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신앙상태를 살펴보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씨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또 씨 뿌리는 농부는 예수님이시지요. 그리고 땅은 우리들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예수님을 통해 우리들에게 뿌려집니다. 그러나 그 씨가 누구에게 떨어졌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다르지요. 길에 뿌려진 씨는 뿌리를 내리지도 못하고 새들의 먹이가 됩니다. 이들을 길바닥 신자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길바닥 신자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아예 듣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기도 하지도 않고 무늬만 신자이지요. 그들은 신부가 강론을 길게 하면 잔소리로 하고, 짧게 하면 성의가 없다며 투덜댑니다. 이들은 미사를 드려도 감동을 느끼지 못해, 주일에 놀러가도 아무 상관이 없다며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합니다. 돌밭에 뿌려진 씨는 싹은 나지만 해가 뜨자마자 말라버립니다. 이들을 돌밭 신자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돌밭 신자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한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립니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말씀을 많이 들어도 뿌리 내리는 것이 없어, 신앙이 성장하지도 않고 제자리걸음만 걷지요. 그들은 주일의 의무만 지키고, 약간의 돈으로 헌금과 자선을 하며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신앙을 짐스러운 것으로 생각해 마지못해 신앙생활을 하고, 혹시 환난이나 박해가 닥치면 하느님이 없다며 신앙을 쉽게 포기하고 맙니다. 가시덤불에 뿌려진 씨는 싹이 나지만 가시덤불이 자라면 숨이 막혀버립니다. 이들을 가시덤불 신자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가시덤불 신자들은 말씀도 잘 듣고, 봉사활동도 많이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축복을 받기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명예를 얻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합니다. 그들은 재물의 유혹에 아주 약하고, 하느님의 말씀보다는 자기의 주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들은 사람들이 자기들을 알아주지 않거나, 세상 걱정이 생기면 신앙을 등지고 숨어버립니다. 어떤 씨는 좋은 땅에 떨어져 백배, 육십 배, 삼십 배의 열매를 맺습니다. 이들을 좋은 신자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좋은 신자들은 하느님의 계명을 소홀히 하지 않고, 그분의 말씀대로 묵묵히 살아갑니다. 그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주님께 의지하며, 자신을 썩히고 죽여서 이웃들을 용서하고 사랑합니다. 이들이 있는 곳에 평화가 머물고, 사람들은 그들이 좋아 하느님을 찾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신자인가요? 길바닥 신자인가요? 돌밭 신자인가요? 가시덤불 신자인가요? 좋은 신자인가요? 우리가 그분의 말씀을 흡수 하는 만큼 땅의 질이 결정됩니다. 우리 땅의 질이 좋은 만큼 좋은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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