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5주간 수요일(가해)
제목 : 소박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보자
우리 모두는 이상한 행동으로 바보짓을 하는 멍청이 영구를 기억합니다. 바보스럽고 멍청하기 그지 없는 그였지만, 아이들에게는 대단한 인기가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어른들 까지도 그의 행동을 흉내 내었고 잠시나마 잔잔한 웃음으로 또 다른 영구가 되었습니다.
똑똑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요구하는 사회적 요구에 지쳐버린 우리들에게 신선한 피난처가 되었으며, 새로운 자신감과 상대적 열등감에서 벗어나는 심리적 효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느 덧 영구는 나의 경쟁상대가 아닌 웃음을 전해주는 친구가 되어 있었고 잘 생기고 멋있는 어느 탈랜트 보다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능력과 똑똑함으로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작은 교훈을 영구에게서 발견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지나친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지혜롭고 똑똑한 사람을 언급하면서 외부적인 율법에 정통한 율법학자들과 보통사람들 보다는 다르다는 우월감으로 젖어있는 권세가들을 향해서 질타와 새로운 교훈을 제시합니다. 또한 하늘나라의 신비가 연약한 어린아이를 통해서 드러내시고자 하는 하느님의 심오한 지혜에 대한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예수의 기도는 똑똑하고 지혜로움으로 포장된 약삭빠름에 익숙하거나, 그것을 능력으로 착각하는 사람에게는 이해될 수 없지만, 단순함과 순수함이 어리석음으로 비쳐지는 이들에게는 위안과 기쁨으로 전해집니다.
하느님을 올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신앙인의 자세는 신뢰와 받아들임입니다 신뢰와 겸손의 대명사는 바로 철부지 어린이들이며, 보잘 것 없는 약자들입니다. 약자를 통하여 하느님은 당신의 강함을 드러내시고, 알려주시고자 합니다.
육신의 아픔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을 원망하거나 이웃에게 불평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처지를 받아들이며, 하느님의 심오한 신비를 전해주는 작자 미상의 “어느 환자의 기도”를 소개 하고자 합니다.
주님! 나는 당신에게 출세의 길을 위해 건강과 힘을 원했으나, 당신은 제게 순명을 배우라고 나약함을 주셨습니다.
주님! 위대한 일을 하고 싶어 건강을 청했으나 당신은 보다 큰 선을 하게 하시려고 병고를 주셨습니다.
주님! 나는 행복하게 살고 싶어 부귀함을 청했으나 당신은 내가 지혜로운 자가 되도록 가난을 주셨습니다.
주님! 나는 만인이 우러러 존경하는 자가 되고 싶어 명예를 청했으나, 당신은 나를 비참하게 만드시어 당신만을 필요로 하게 해주셨습니다.
주님! 홀로 있기가 외로워 우정을 청했으나, 당신은 세상의 형제들을 사랑하라고 넓은 마음을 주셨습니다.
주님! 나는 당신에게서 내 삶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당신께 청했으나, 당신은 다른 모든 이들을 즐겁게 해주어야 하는 삶의 길을 주셨습니다.
내가 당신께 청한 것은 하나도 받지 못했으나, 당신이 내게 바라던 그 모든 것을 주셨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약삭빠름으로 유혹하지만, 어린 아이같은 마음으로 거듭 태어나기를 간절히 하느님께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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