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0주일(가해)
찬미 예수님!
강론 시작 전에 잠시 웃고 시작하겠습니다.
비행기 추락사고가 났습니다. 그런데, 탑승객 중 생존자가 있을 수 없는 상황인데~ 어떤 한 가족만이 살아남았답니다. 그것도 일가족 모두가.... 어찌 된 일인지 알아본 즉슨- 기러기 아빠, 새엄마, 제비 삼촌, 비행 청소년 맏아들, 날라리 딸, 덜 떨어진 막내. 가족들이 그랬기 때문이라나...
오늘 복음에서 이방인 여인은 예수님께 딸을 고쳐달라고 애원합니다. 유다인들은 식탁에서 식사가 끝나면 빵 부스러기로 손을 비벼 닦습니다. 그 때 떨어지는 빵 부스러기는 강아지 차지입니다. 가나안 부인은 이 점을 들어 예수님께 간절히 자비를 청합니다. 자기 딸이 몹쓸 병에 시달리기 때문에 창피고 체면이고 가리지 않고 매달립니다. 뭇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의 눈에 들어올 리 없습니다. 예수님 곁에 오지 못하게 막는 제자들의 강한 팔도 어머니의 사랑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딸의 병을 고칠 수만 있다면 개가 되어도 좋았습니다. 온갖 굴욕을 다 참을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여인의 믿음을 칭찬하시고 그 청을 들어 주셨습니다.
우리는 아무리 기도를 해도 주님께서 응답을 주시지 않는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 나오는 가나안 여인이 아무리 애원을 해도, 그것에 한마디 대꾸도 하지 않으신 예수님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가나안 여인이나 우리들의 기도를 못 들으신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으려고 모른 척 하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그러한 침묵은 우리들의 신앙을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이끌기 위한 하나의 방법인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얼마나 끈기 있게 기도를 하는지 한번 살펴봐야 합니다. 몇 번 기도를 하다가 그 응답을 받지 못했다하여 기도를 포기하는 일은 없는지요?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우리는 언젠가 주님께서 응답을 주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끈질기게 기도해야 합니다. 바로 그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기도의 방법입니다. 요즘 우리 신자들 조금이라도 삐치면 성당 안 나오는데 그래선 안 됩니다. 또 핑계거리가 있으면 안 나옵니다. 그래가지고서야 무슨 기도의 응답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사람들에게 아무리 무시당해도 예수님께 매달릴 수 있는 신앙인, 가나안 여인처럼 어떤 처지에서도 자신을 끝까지 낮출 수 있고 예수님을 신뢰할 수 있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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