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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7일 연중 제 25주간 수요일(가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7-09-28 조회수 : 314

연중 제 25주간 수요일(가해)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숙식을 함께 하면서 가르치신 후 예수운동을 하도록 파견하시면서 훈시하신 내용입니다.

예수님의 훈시를 자세히 살펴보면, 첫째로 '더러운 영을 제어하는 권능'은 다른 사람들이 갖지 못한 신비스런 힘을 주셨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 당시 사람들은 인간 안에 혼란이 있다는 것을 '더러운 영' 혹은 '악령'이라는 표현했습니다. 그 당시는 신체적, 정신적 질병과 사회적 관계의 모든 혼란은 이 '더러운 영'의 조화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인간을 지배하는 나쁜 힘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는 일도 하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복음 선포는 그런 혼란의 해악에서 사람들을 해방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둘째로 둘씩 보내는 것은 유다교의 영향을 받아 초대교회에서도 행한 것입니다. 그리고 여행준비는 꼭 필요한 것 외에 아무것도 허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셋째로 지팡이는 맹수와 강도들을 물리치는 데 필요하고, 신발 또한 필요한데 다른 복음에서는 지팡이와 신발조차 허락하시지 않습니다. 속옷을 두벌 껴입는 것은 그 당시 부자들이 하는 것이므로 금하십니다. 필수불가결한 것,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일체 가지고 가지 말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니라는 말씀입니다.

 

넷째로 "일단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곳을 떠날 때까지 머물러 있으시오" 라는 말씀은 초기 교회가 가정 교회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 당시 신자들 중 넓은 가옥을 소유한 사람이 자기 집을 공동체 집회 장소로 제공하였습니다. 이런 집을 중심으로 지역 교회가 발족하였습니다. 그래서 집 하나가 집회 장소로 정해졌으면, 그 집을 이용해야만 했습니다.

 

다섯째로 먼지를 터는 것은 절교를 뜻하는 상징적 행동으로 먼지는 종말 심판 때에 불리한 증거가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기름을 바르는 치유법은 그 당시 널리 유행한 치유법으로 초대교회의 모습을 반영한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훈시는 대부분의 제대로 된 종교에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중요한 영적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하지 않지만 불교에서는 스님들이 탁발 그릇을 들고 다니며 오직 남이 베푸는 적선에 의해서만 살아가라고 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꼭 필요한 것 외에 가져가지 말라는 이 가르침의 중요한 이상은 소박함과 겸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삶에서도 피정이나 연수 갈 때 혹은 여행을 갈 때도 얼마나 가져가는 것이 많은지, 평소에 우리의 행동 중에 작은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심리는 불안해서, 그리고 의지하기 위해서랍니다. 가방 안에 온갖 것이 다 들어있습니다.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서, 꼭 필요한 것과, 좋아하는 것이나 가지고 싶은 것을 구별 못해서 갈등을 얼마나 많이 합니까? 또한 생활용품이나 그릇이나 장롱 속에 옷이 그렇게 많아도, 늘 입을게 없다고, 불평하지는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좋다는 운동기구나 무슨 테이프는 얼마나 많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것이 생기면 또 구입하고 또다시 후회하면서 늘 욕구불만에 허우적 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것을 뭘 산다든지 뭘 먹는다든지 하는 것으로 메우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본래의 자신을 피하는 것입니다.

 

요즈음 가을 바람이 참으로 상쾌합니다. 하느님께서 공짜로 주시는 이 상쾌한 바람 속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면 그 어떤 것을 가져다주어도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할 것이라 여겨집니다. 이 상쾌한 바람과 함께 행복하고 아름다운 가을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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