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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4일 한가위 명절(가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7-10-12 조회수 : 304

한가위 미사 - 풍요와 감사.

 

복음 : 루카 12, 15-21

오늘은 즐거운 추석입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풍성한 가을에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 것은 참 좋은 전통 같습니다.

수확의 계절에 그 소출 중에서 가장 좋은 것들을 조상에게 먼저 차례 상에 올려 드리는 것은 아마도 이 모든 축복이 자신의 노력만으로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며 더 조상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는 수확을 많이 올려 곡간을 늘려야 할 정도가 되었지만 바로 그 날 밤에 하느님께서 그를 불러 가십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그만큼 부자가 되게 해 주셨지만 그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잊고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왜 물질에 집착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것은 교만의 원죄 때문입니다. 하와는 눈이 밝아져 하느님과 같아질 수 있다는 뱀의 유혹에 빠져 죄를 짓게 됩니다. 아담도 다른 모든 것은 먹어도 된다고 허락되었지만 굳이 먹지 말라고 한 것까지 먹습니다.

하느님은 인간에게 모든 것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조금이라도 당신 것을 떼어 놓으라고 하시며 모든 것은 하느님께로부터 온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그 영역까지도 침범함으로써 모든 것이 자기 것인 양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입으로는 주님, 주님!’ 하면서도 실제로는 자신이 모든 것의 주()님이 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모든 것의 주인이신데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된 인간이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하며 하느님 행세를 하게 되는 것이 교만의 원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내 여자!’라고 하지만 사람은 사람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내 아이!’라고 하지만 부모님은 아이의 머리카락 하나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내 집!’이라고 하지만 죽으면 다른 사람이 들어와 살게 될 것입니다.

내 돈!’이라고 모두가 돈을 움켜쥐고 있으면 경제는 망하고 맙니다. 돈은 피와 같아서 순환해야 하는데 꼭 쥐고 풀지 않으면 나도 죽고 다른 사람들도 죽게 만듭니다. 물이 들어와 빠져나가지 않아 죽은 바다가 되어버린 사해를 생각하면 집착이 자신도 주위 사람도 죽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내 목숨!’ 누가 나에게 생명을 주었는지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누군가가 나에게 생명을 주지 않았다면 내가 어떻게 태어났겠습니까? 그런데도 내 목숨이니 내 맘대로 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원초적인 소유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어떤 가난한 집에서 살다가 부잣집으로 시집 간 자매님이 있었습니다. 그 자매님은 부자처럼 보이려고 온갖 보석이며 옷을 사서 걸치고 다녔습니다. 보다 못한 시어머니께서 며느리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얘야, 네가 왜 부자로 보이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구나. 이미 우린 부자란다. 남들은 네가 가짜 다이아를 하고 가짜 밍크를 걸쳐도 다 진짜라고 믿는단다.”

그렇습니다. 우린 하늘나라의 상속을 약속받은 부자들입니다. 아무리 이 세상에서 돈이 많아도 지옥가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약속 받았습니다. 어떻게 더 이상 부자일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이 세상에만 집착하며 살 수 있겠습니까?

혹시 우리도 가장 부자인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으면서도 스스로 가난하게 느끼며 세상 것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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