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7주일(가해)
복음 : 마태오 21,33~43
찬미 예수님!
오래 전에 신문에서 아주 흥미로운 기사를 읽게 되었는데요, 글쎄 로또에 1등 당첨되어서 14억여 원을 받은 20대가 20개월 만에 돈을 모두 탕진한 뒤에 도둑질을 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는 기사였지요.
호화로운 생활을 하면서 길들여진 헤픈 씀씀이 때문에 유흥비로 20개월 만에 당첨금을 모두 탕진했는데, 문제는 그 뒤에도 사치와 향락의 나락에서 헤어나지 못해 절도행각까지 했다는 것입니다. ‘인생역전’이라는 복권의 광고 가피처럼, 평범한 사람이 복권 때문에 교도소를 들락날락하는 인생역전이 되고 말았습니다.
실제로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그렇게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도 본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 세상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들이 꼭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가 아닌가 싶습니다.
영국 사람이 하느님께 따졌습니다.
“하느님, 왜 이탈리아는 기후도 좋고 풍경도 아름답게 해주시고 우리는 그렇지 못합니까?”
이에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그 대신에 이탈리아 사람들에게는 게으름을 주고 너희에게는 부지런함을 주지 않았느냐?”
한국 사람도 하느님께 따집니다.
“왜 중동에는 석유를 주시고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이번에도 이렇게 명답을 말씀하십니다.
“대신 너희에게는 아름다운 산과 물을 주지 않았느냐? 중동에서는 기름 값보다 물 값이 더 비싸다.”
오늘 복음을 읽어 보면서 문득 그 괘씸한 소작인이 바로 내가 아닌가 싶습니다.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둘러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웠다.’라고 성경은 말하면서, 주인이 모든 것을 다 준비해서 나누어주고 있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다 준비하셨고, 이를 우리에게 내어 주셨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 내게 베풀어 주시는 것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러나 받은 것보다는 받지 않은 것만을 생각하기에, 감사하기는 커녕 복음에 등장하는 소작인처럼 주인이신 하느님께 해서는 안 될 짓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인이 보낸 종을 때리고 죽이고 심지어 돌을 던져 죽이는 것을 뛰어 넘어, 주인의 아들까지 죽여 버리는 소작인의 모습, 그런데 우리들 역시 하느님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나의 이웃들을 향해 아픔과 상처를 주면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소작인과 똑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우리에게는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감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님께서 주신 그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서양 속담에 이런 말이 있지요.
“행복은 언제나 감사의 문으로 들어오고, 불평의 문으로 나간다.”
감사의 마음이 가득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불만이나 욕심 없이 만족하며 살 수가 있습니다.
다시금 주님께서 내게 베풀어 주신 것을 생각해 보십시오. 얼마나 많은 것을 베풀어 주셨는지를... 그리고 이제 감사의 기도를 바쳐야 할 것입니다. 그 기도만이 나를 탐욕이 넘치는 소작인의 모습에서 벗어나 주님 앞에 겸손되이 나아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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