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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5일 연중 제 28주일(가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7-10-29 조회수 : 359

연중 제 28주일(가해)

 

복음 : 마태오 22,1-10

어떤 분들에게 성당에 오시게 된 동기에 대해 물으면 여러 경우의 답이 나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유언으로 남겨서, 천주교 신자와 결혼하려고 했더니 배우자 될 사람이 성당에 다녀야 한다고 해서, 자식이 첫 영성체를 하면서 어버이도 성당에 같이 다니기를 하도 원해서, 천주교 신자들이 부모님이나 집안 어르신의 장례를 잘 치러주는 모습을 보고, 마땅히 잘 아는 사람도 없이 혼자 늙어가는 것이 안타까워서, 믿고 따르고 함께할 사람 하나 얻고 싶어서, 막상 무슨 일이 생기거나 어려울 때 함께할 사람이 없어서, 누군가의 삶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여서, 평화를 얻기 위해서, 구원을 받기 위해서 등등…….

그런데 어떤 연유와 경로로 성당에 오게 되었든지 간에, 오는 사람은 자기가 원해서 왔다고 할지라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하느님께서 여러 가지 경로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 사람을 부르셨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태초에서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우리에게 맞는 적절한 사람들과 여러 가지 방법과 경로와 연유들을 통해 우리를 부르시면서 주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고 싶어하십니다.

그렇다면 완전하신 하느님께서 왜 우리를 필요로 하실까? 주 하느님 혼자서도 존재하는 그 자체로서 아무런 결핍이나 허전함 없이 풍요하고 충만하실 텐데 왜 우리를 부르실까?

주 하느님께서는 그 자체로 사랑이시기 때문에 당신께서 창조하신 피조물들을 불러 당신의 사랑을 나누고자 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아울러 사랑이 경계선을 긋고 이웃과 격리하여 독립되기 시작하면, 이미 사랑이 더 이상 사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서로를 개방하고 나누느냐 하는 사랑의 질에 따라 너와 나의 인격을 드높이게 되고, 그 인격적인 관계가 주 하느님 안에서 그만큼 밀접히 일치하게 되고, 그에 따라 내 삶의 평화와 행복의 질이 드높여집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혼인잔치에 손님들을 부른 임금의 비유를 드십니다. 임금은 혼인잔치에 사람들을 부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초대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잔치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자는 밭으로 가고 어떤 자는 장사하러 갔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였다.”(마태 22,5) 그러자 임금은 그들을 벌하고,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는데 초대받은 자들은 마땅하지 않구나. 그러니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8-9) 라고 말합니다.

 

여러분은 주 하느님의 잔치 초대에 기꺼이 응답한 분들입니다. 또 어떤 분들은 누군가의 강권에 의해 체면상 억지로 안 오면 안 될 것 같아서 예의상 와주신 분들이실 수도 있습니다. 어떤 연유에서든지 여러분께서는 여러 신자분들의 권유와 여러분 생의 여러 경로와 방법을 통해 이 잔치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일단 이 잔치에 참여한 이상 우리는 그에 걸맞는 예복을 갖추어 입고 있어야 합니다. 그 예복이란 다름 아닌 신앙인으로서의 걸맞는 모습입니다. 나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이웃들에게 예수님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표지, 그것이 우리들이 갖추어야 할 예복임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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