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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20일 연중 제 33주간 월요일(가해)

작성자 : 김민호 작성일 : 2017-11-27 조회수 : 499

연중 제 33주간 월요일(가해)

 

복음 : 루카 18,35~43

제목 : 주님,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중고등부 학생회 활동을 하던 시절에, 본당의 학생들 약 150여 명이 피정을 간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피정 프로그램 중에서 장애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저는 시각 장애인의 역할을 맡아 체험을 하였습니다. 눈은 안대로 가리고 손에는 막대기에 의지하면서 약 100m 되는 길을 걸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많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손에 든 막대기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고, 또 주변의 친구들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친구들의 말을 대충 얼버무리면서 무시해 버렸었는데, 시각 장애인 체험을 하면서 주변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요.

 

시각 장애인들은 시각적으로 사물을 볼 수는 없지만 대신에 청각이 굉장히 예민하고, 발달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소리에 의해서 방향을 잡고 걸어간다고 하네요.

오늘 복음에서의 예리고의 소경 역시 그런 입장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볼 수 없기 때문에 대신에 주변의 소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바로 그 집중력 덕분에 예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고, 그 은총으로 자신의 눈까지도 치유받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예리고의 소경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총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때로는 주님의 목소리를 듣는 데에 장애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조용히 기도할 때에 조용히 눈을 감고 있다 보면 내 안에서 들려오는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가 있는 것이지요.

 

우리 주님께서 들려주시는 음성을 듣기 위해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눈먼 소경이 되어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사랑스러운 그분의 음성에 우리들도 사랑의 응답을 하실 수 있기를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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