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33주간 목요일(가해)
찬미 예수님!
여러분께서는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이 서로 충돌을 일으킬 때 어느 것을 선택하십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발등에 떨어진 급한 일 때문에 중요한 일을 포기하거나 거들 떠 보지도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급한 일을 잘 해결해 놓았을 때, 정작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미 모두 잃어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신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 삶에 있어서 급하다는 이유 때문에 정작 중요한 신앙은 뒷전으로 물러난 지 오래되었습니다. 아니면 적어도 그렇게 하려고 이미 준비하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수능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해서 혹은 학교 내신 성적 때문에 주일학교에 혹은 아예 주일미사를 포함한 아침기도나 저녁기도와 같은 기본적인 신앙생활조차 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그런 것은 나중에 대학가서 해도 늦지 않다는 논리입니다. 그리고 그러는 모습이 점점 늘어가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정말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을 얻으면 뭐합니까? 그러다 보면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놓치게 됩니다. 이미 하느님으로부터의 기쁨 보다는 세상이 주는 만족에만 길들어지고 급한 것만 쫓아다니게 된다면 하느님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러다가 정작 중요한 시기에는 후회를 해도 늦게 됩니다. 참다운 지혜가 여러분에 충만하기를 기도드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입성을 앞두고 예루살렘 가까이에 이르러서 메시아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예루살렘을 보시고는 한탄을 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십니다.
어떤 도시에 상인 두 사람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의 가게는 서로 마주보고 있었으며 항상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망하게 할까?'하는 데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고 합니다. 보다 못한 하느님께서 어느 날 천사를 한쪽 상인에게 보내셨습니다. 천사는 이런 제안을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대에게 큰 선물을 내릴 것이오. 그대가 재물을 원하면 재물을, 장수를 원하면 장수를, 자녀를 원하면 자녀를 줄 것이오. 단 조건이 하나 있소." 천사는 잠시 말을 멈춘 다음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그대가 무엇을 원하던 저쪽 상인은 두 배를 얻게 될 것이오. 금화 10개를 원하면 저쪽은 금화 20개를 얻게 될 것이오."라고 말하였습니다. 천사가 미소 지으며, "그러니 이제는 화해하시오. 하느님은 이런 방법으로 그대에게 교훈을 주시려는 것이라오."라고 말하였습니다. 천사의 말을 들은 상인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크게 숨을 쉬고는 결심한 듯 천사에게 말을 하였습니다. "그럼 제 한쪽 눈을 멀게 해주십시오."
참으로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을 보면서 은총과 평화를 주고자하신 하느님의 사랑 보다는 자신의 고집스러운 마음 때문에 은총과 평화를 거부하는 예루살렘이 바로 방금 말씀드린 어리석은 상인과도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때로는 자신이 틀렸음을 알면서도 자신의 고집스러움 때문에 끝까지 자신을 내세우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특히 가부장적인 사회 안에서 그 위치가 높은 경우에는 더욱 더 고집스러움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그러다가 결국에는 손해를 보게 됩니다.
예루살렘은 예수님을 거부합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틀렸기보다는 자신들의 틀림을 고치지 않으려고 고집을 부렸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지적이 자신들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릇된 권위주의를 털어버리기 보다는 자신들의 위치를 보장해주는 권위에 상처를 준 것을 참지 못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거부한다고 해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멸망이라는 벌을 주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예수님을 거부함으로써 주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준비한 하느님의 나라에서 제외된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에게는 멸망하는 것과 같은 것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고집을 버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을 받아들입시다. 눈앞에 보이는 작은 이익 때문에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쳐버리는 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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