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34주간 수요일(가해)
제목 : 예수님께 대한 기대와 신뢰와 믿음
가톨릭 성가책에 ‘믿음으로’라는 성가가 있습니다. 믿음으로 산도 옮길 수 있고 믿음으로 바다도 가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표현한 그 사람의 믿음, 이렇게 고백하기까지 수많은 아픔과 고통이 있었고, 많은 사연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어떠한 상황들을 이겨내었기에 이러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는지? 꼭 한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신앙의 발자취, 과거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연도 많습니다. 하느님과의 만남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어려움도 겪고, 속앓이도 하고, 울기고 하고, 그러다 확신을 갖게 되고, 온 맘을 다해 고백하기까지 누구나 예외 없이 어려운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오늘 복음처럼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에 있어서 반드시 장애를 만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앗이 그렇고, 돌밭에 떨어진 씨앗의 비유(마태 13, 1-9)가 그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마르코 복음 10장에 등장하는 예리고의 소경(마르 10, 46-52)에 대한 이야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예수님께 가까이 가서 자신의 소원을 이야기하기 전에 사람들에게 막혀서 못 갈 뻔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믿음에 대한 칭찬을 듣기 전에 이미 그런 장애에 맞닥뜨린 일이 있었단 말입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그는 더욱더 강렬한 믿음과 확신으로 이겨냈습니다. 사람들이 핀잔을 줘도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그 소경이 보여준 예수님께 대한 기대와 신뢰와 믿음은 대단했습니다. 사람을 죽이고 살릴 정도의 힘을 가진 능력을 지닌 분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였습니다. 어렵고 힘든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도록 하는, 가장 근원적인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그분뿐이라는 것에 대한 확신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를 가둬뒀던 겉옷을 던져 버릴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 예수님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우리의 삶은 기쁨만 계속된 것이 아니었고, 또 고통만 계속된 것도 아니었습니다. 힘든 일이 있었으면 그 힘든 때를 이겨낼 기쁨도 있었습니다. 기쁨과 고통 두 상황에서 우리는 어느 상황에 처했을 때 하느님을 찾았는가? 나의 삶이 내 뜻대로 잘 풀리고, 늘 기쁘고 행복했다면 과연 하느님을 찾았을까요?
시장에서 1000원 때문에 싸우는 분들이, 쓰다버린 폐품을 다루는 분들이,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소외된 이들이 하느님을 자주 부르고 찾고 있습니다. 하느님 때문에, 장애를 이겨낸 사람들이 더욱더 하느님을 찾고 또 다시 찾아오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하느님을 찾았습니다. 가진 것 빼앗기면서, 넘어지면서, 배신당하면서 목 놓아 울부짖으면서 그렇게 내팽개쳐졌을 때 우리는 하느님을 찾았습니다.
오늘 복음처럼 하느님 때문에 붙들려간 상황이라면 더욱더 하느님을 찾을 것이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밭에 묻혀있는 보물(마태 13, 44)을 발견한 사람이기에, 어딘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에 믿고 맡길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내가 신앙 안에서, 신앙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그 어려움은 나에게 확신을 주기 위한 과정이라고....내가 더 하느님과 가까워지는 단계라고 받아들인다면 조금이나마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믿음 안에서 하느님도 보고, 사랑도 보고, 감사도 보고, 기쁨도 보고, 은총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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