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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10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7-10 조회수 : 286

7월 10일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고등학교 때 한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내 수업이 재미없다고 하는 사람이 가끔 있는 것 같은데, 사실 내 수업이 재미없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재미없는 사람이다.”

솔직히 당시에는 이 말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재미없으니까 재미없다고 하는 것이지, 재미있는데 누가 재미없다고 말하겠냐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보는 방식에 따라 같은 일이 재미있기도 하고 또 따분하기도 하다는 사실을 말씀해주시더군요. 즉, 따분한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세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친구는 정말로 따분한 과목인데도 아주 재미있게 공부를 합니다. 노래가사에 암기할 단어들을 대입해서 노래를 부르며 공부합니다. 어떤 친구는 10분간 엎드려서 잠자기, 매점에서 맛있는 것 사먹기 등 자신에게 작은 상을 내리면서 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삶을 재미있게 바라보는 재미있는 사람이다 보니 분명히 재미없는 과목도 아주 재미있게 공부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하긴 저 역시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강의를 시작하면 처음 분위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농담도 많이 하게 되고 일부러 방방 뛰어다니면서 강의를 합니다. 그런데 제 강의를 듣던 한 형제님께서는 이러한 강의방식이 자신의 마음에도 들지 않았나 봅니다. 인상을 쓰면서 팔짱을 끼고 저에게 강력한 눈빛을 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도저히 못 참겠는지 손을 들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신부님, 조금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말씀해주십시오.”

사과의 말씀을 드리기는 했지만 이제까지의 경험을 볼 때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제 강의 스타일을 어떻게 바꿀 수가 있겠습니까? 그냥 제 스타일대로 강의를 했고, 실제로 강의 분위기는 매우 좋았고 사람들의 만족도도 아주 높았습니다. 그러나 제게 건의를 했던 형제님께서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중간에 나가시더군요. 

자신에게 맞지 않는 강의 방식이면 무조건 틀린 것일까요? 자신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무조건 싫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처 주셨습니다. 나쁜 일이었습니까? 비난 받아야 할 모습일까요? 분명히 아닙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바리사이들은 “저 사람은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라고 비난합니다.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예수님께서 가르치지 않고 또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한 사람들은 열렬히 환호하고 함께 하였습니다. 

상대방에게 문제가 있다고 우리는 종종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상대방이 아닌 내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우리가 될 때 주님 안에서 진정으로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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