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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7월 2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7-26 조회수 : 299

언젠가 후배신부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남들 앞에서 많이 강의를 하는 저이기에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고민은 바로 강론이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이 신부에 대한 평을 종종 듣는데 강론을 성실하게 준비해서 내용이 너무나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본인은 자신의 강론에 만족을 하지 못하는 것인가 싶었지요. 

하지만 고민은 신자들의 반응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나름 열심히 묵상하면서 준비한 강론인데 신자들 중에 몇 명은 졸거나 딴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때는 당황스러워서 말이 잘 나오지도 않고 강론을 잊어버리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 모두가 자신의 강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것이었지요. 

강론 준비를 잘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책 많이 읽고 교육도 많이 받아야 한다고 말하겠지만, 이 신부에게는 굳이 이런 충고는 필요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던졌지요. 

“모두가 다 졸고, 모두가 다 딴 짓 하니? 그래도 집중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아냐? 몇 %는 집중해서 듣는 것 같아?”

속으로는 딴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80% 이상은 자신에게 집중을 해준다고 말하더군요. 저는 “잘한다고 지지해주는 그 80%는 보지 않고, 피곤하고 생각이 많아서 그 누가 강론을 해도 집중하지 못하는 20% 때문에 고민을 가질 필요가 있을까?” 라고 물었습니다. 

우리들은 나쁜 것에 집중하려고 할 때가 많습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지요. 좋은 것이 그렇게 많은데도 불구하고 나쁜 것 몇 개를 가지고 삶 자체가 흔들렸던 적도 참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제자들이 주님께 왜 비유로 말씀하시는지를 묻습니다. 이 물음에 주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하늘나라의 신비를 아는 은총이 주어지지 않음을 말씀하시지요. 그래서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유로 말씀해주십니다. 다른 차원으로 생각해서 하늘나라의 신비를 깨달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주님의 이 비유는 우리의 삶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이었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우리 삶 안에 하늘나라의 신비가 숨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조금만 더 집중해서 삶을 바라본다면, 또한 부정적인 마음을 버리고 주님의 의미를 이 세상 안에서 찾으려고 한다면 우리는 삶 안에서 충분히 하늘나라의 신비를 깨달을 수가 있습니다. 

나쁜 것, 나를 힘들게 하는 것만을 생각하지 마십시오. 잘 생각해보면 좋은 것,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그 안에서 하늘나라의 신비를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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