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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30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8-30 조회수 : 370

8월30일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마태오 24,42-51

<얼마나 깊은 사랑으로 일하고 있습니까?> 

극단적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살아가는 오늘 우리에게, 미국판 무소유의 삶을 추구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의 생애가 각별하게 다가옵니다.

소로의 생애는 거대한 집단주의에 맞서 홀로 투쟁한 외롭고 고독한 예언자로서의 삶이었습니다. 
그의 인생은 무지막지한 자연 훼손과 개발, 물욕과 전쟁, 국가주의에 항거하며, 자연과 한 인간 개인의 소중함, 그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전력질주한 고귀한 나날들이었습니다.

1845년 소로는 비인간적인 노예제도와 전쟁을 전면적으로 거부하며, 콩코드 근처 월든 숲 호숫가 외딴 곳에, 작은 오두막을 하나 짓고 홀로 살았습니다.

소로는 평생토록 절망스런 삶으로 이끄는 세상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며, 이런 명언(名言)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깨어 있다는 것은 곧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건네시는 말씀도 일맥상통합니다.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밤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깨어 있으면서 도둑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마태오 복음 24자 42~44절)

사막의 교부들 역시 깨어있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황량하고 깊은 사막 한 가운데로 들어갔습니다.
어두운 동굴 깊숙히 들어가 기도와 노동에 전념했습니다. 
홀로 고독 속에 단식하며 성경말씀을 묵상하고 또 묵상했습니다. 
시메온 교부 같은 경우 언제나 깨어 있기 위해 37년 세월 동안 높은 기둥 위에서 기도했습니다.

수도회 입회 후 평생토록, 환한 얼굴,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40년간 주방장 소임을 다한 가르멜 수도회 소속 부활의 라우렌시오 수사님 역시 언제나 깨어 있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라우렌시오 수사님의 영성생활은 지극히 단순명료했습니다. 
자신이 행하는 모든 일 안에 하느님께서 현존하심을 굳게 믿었습니다. 
그는 늘 깨어 있을 때, 우리가 행하는 모든 행위가 거룩하게 된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는 늘 지금 이 순간 내가 하고 있는 이 일 가운데 하느님께서 함께 하고 계심을 확신했습니다.

라우렌시오 수사님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에게 일하는 시간은 기도하는 시간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부엌에서 달그락달그락 그릇을 씻으면서, 이것 저것 부탁하는 동료 인간들 사이에서, 저는 마치 성체조배를 할 때 처럼 깊은 고요 속에 하느님을 모십니다.”

다음의 라우렌시오 수사님 말씀은 세상 안에 몸담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큰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거룩함에 도달하는 길은 일을 바꾸는 데 있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 우리가 행하고 있는 평범한 일을 하느님을 위해 일하는 데 있습니다. 
하느님은 일의 위대함을 보지 않으시고, 그 일을 얼마나 깊은 사랑으로 하는가를 보시기 때문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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