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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9-01 조회수 : 343

9월1일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코린토 1서 1,26-31
마태오 25장 14-30절 
 
“저자에게서 그 한 탈렌트를 빼앗아 열 탈렌트를 가진 이에게 주어라.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사랑이 있으면>

함께 살아가는 형제들 가운데 탁월한 재능을 지닌 형제들을 바라보며 때로 부럽고, 때로 열등감이 폭발하기도 합니다. 

악기를 너무나 잘 다뤄 ‘프로’같은 형제, 그래서 아이들에게 너무나 스스럼없이 다가서는 형제를 바라볼 때 마다 왜 나는 저런 탈렌트가 없을까 하며 우울해집니다. 

축구를 얼마나 잘 하는지 프로축구선수 저리가라 할 정도의 형제의 발재간을 바라보며 또 하느님의 불공평성을 생각합니다. 
인간성이 너무 좋은 형제, 그래서 주변에 사람들이 떠나지 않는 형제를 바라보며 은근히 질투심도 느낍니다.

저처럼 이렇게 ‘왜 나는 이제껏 이 모양 이 꼴일까? 
왜 내게는 똑 부러진 탈렌트가 없을까?’하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시는 분들 계실텐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 싶습니다.

원래 탈렌트(talent)란 단어는 화폐의 단위로 사용되었는데, 한 탈렌트는 금 1탈렌트의 가치를 의미했습니다. 

한 탈렌트는 보통 33kg이었으니 1탈렌트를 오늘날의 화폐로 환산하면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환산됩니다. 
4-5억 정도.

뿐만 아니라 탈렌트란 단어는 화폐단위 외에도 인간 각자가 타고난 재능이나 소질, 수완이란 의미도 지닙니다.

때로 하느님을 원망하고, 때로 부모님도 원망하며 왜 내게는 이다지도 이거다 하는 것, 내세울만한 것이 없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하나하나 따져보니 하느님께서 내게 부여하신 탈렌트,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사실 이 세상에 탈렌트 없는 사람 단 한명도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나름 값진 탈렌트가 반드시 있습니다. 
관건은 그 탈렌트를 어떻게 연마시키고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 여부에 따라 우리 인생의 깊이와 크기가 달라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각자 존재 자체가 탈렌트입니다. 
나란 존재, 성장시키고 또 성장시키면 얼마나 큰 재목이 되는지 모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지닌 시간들 역시 아주 소중한 탈렌트입니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이 시간 잘만 사용하면 그야말로 금쪽같은 시간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이 두 손, 너무나 특별한 도구이자 탈렌트입니다. 
상처받은 이들, 울고 있는 이들에게 다가가 하느님의 위로를 전달할 수 있는 아름다운 두 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두 발, 참으로 큰 은총입니다. 
갇힌 이들, 고통 받는 이들, 죽어가는 이들에게 찾아가 하느님의 사랑과 그분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랑의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탈렌트 중의 탈렌트는 사랑의 탈렌트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입이야말로 제대로 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탈렌트입니다. 
이웃을 격려하고, 이웃을 칭찬하고, 이웃에게 사랑한다고 말함을 통해 이웃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탁월한 탈렌트입니다. 

“인간에게는 단 하나의 의무 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인생에는 단 하나의 행복 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사랑할 줄 아는 것입니다.”(떼이야르 드 샤르댕)

코린토 전서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사랑이 없으면 우리는 울리는 징과 요란한 꽹가리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1 코린 13장 1절)

반대로 사랑이 있으면 우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이 있으면 절망 속에서도 희망할 수 있으며, 고통 속에서도 기뻐할 수 있으며, 예수님께서 행하신 그 기적들도 따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이 있으면 그 어떤 슬픔에도 짓눌리지 않으며 슬픔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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