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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9-05 조회수 : 322

어렸을 때 책은 정말로 읽기 힘든 커다란 벽이었습니다. 글씨 적혀있는 활자가 너무나 싫었습니다. 누군가 책을 읽으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고 해서 누님이 보고 있었던 소설책을 봤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세상이 펼쳐지기는커녕 졸음만 쏟아졌습니다. 졸음이 쏟아지는 세상도 새로운 세상을 보는 새로운 체험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게는 책이 맞지 않는다면서 점점 더 멀리 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어렸을 때의 제게 책은 지루하기만 할 뿐,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나 먼 당신이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신학교에 들어갔고, 여기서 책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면서 많은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책 없이는 못 살 정도로 항상 책을 끼고 다니면서, 다른 이들에게 책의 필요함과 중요성을 끊임없이 외치는 책 예찬론자가 되었습니다. 제 이름으로 출판된 책도 8권이나 되고, 제가 쓴 글들이 잡지나 신문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꽤 많은 분들이 저의 글을 좋아해주십니다. 그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 제 글이 어렵지 않고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해주십니다. 실제로 저는 글을 쉽게 쓰려고 노력합니다. 어려운 단어나 복잡한 문장보다는 쉽고 단순한 글을 쓰려고 합니다. 바로 어렸을 때 가지고 있었던 책에 대한 어려움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즉, 책을 읽기 힘들었던 기억들이 사람들이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힐 수 있는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실제로 그렇게 글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사람들에게 무작정 책을 읽으라고 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습니다. 그보다는 스스로 의미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로고테라피의 창시자인 빅터 프랭클 박사도 의미를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밝혔지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사람만이 지금을 힘차게 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갖가지 질병을 앓고 있는 이들 모두 예수님께 데리고 옵니다. 그런데 이중에서 선별해서 고쳐주셨을까요? 아니었습니다. 빠짐없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어주십니다. 그냥 말씀만으로도 충분히 고쳐줄 수 있었지만 굳이 손을 얹으시는 모습에서 병의 치유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습니다. 바로 주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신 것입니다. 

주님 사랑이라는 의미를 발견한 사람만이 병의 치유 뿐 아니라 영혼의 구원까지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의 상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지요. 실제로 주님의 사랑을 체험한 사람만이 진정으로 주님을 따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해의 위험도 주님을 따르지 못하는 이유가 되지 못했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 사랑이라는 의미를 발견한 사람만이 지금의 모습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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