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9월 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9-06 조회수 : 294

신학생 때 교수 신부님께서 은경축을 맞이하셨습니다. 사제 생활을 25년 하셨다고 생각하니 “와, 대단하다.”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오랜 시간을 한결같이 후학양성을 위해 애쓰신 신부님이 얼마나 대단하게 보였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저 역시 당시의 신부님과 같은 나이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저를 향해 스스로 “대단하다.”라고 말하기가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스스로를 아무리 좋게 보려고 노력해도 그리 대단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부족함이 너무나 많다는 것만을 확실하게 깨닫습니다. 그냥 제대로 한 것도 없이 나이만 먹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실망하지도 또 절망하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부족함을 매워가면서 지금보다 더 나은 나를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실제로 하느님을 제외하고 그 누구도 대단할 수 없습니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나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내 자신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사실 아무리 완벽하게 보이는 사람조차 스스로에게는 부족한 부분이 보입니다. 그래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 안에서 성장해 나가는 것이지요. 이렇게 실수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는 부족한 존재임을 인정하면 다시 힘 낼 수 있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게 되면 좌절과 절망 속에서 어떻게 할지를 모르게 됩니다. 

또한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능력이 없어서, 재주가 없어서, 힘이 없어서... 각종 이유를 들면서 당연히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 역시 대단하신 하느님을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의 하느님께서는 부족한 우리를 그냥 놔두지 않습니다. 분명히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는 귀한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니다. 그 이끌어주심에 “네”라고 응답하면서 나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가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그런데 많은 고기를 잡은 뒤에 베드로는 예수님께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라고 말을 하지요. 죄인인 자신이 주님의 이 놀라운 기적의 주인공이 될 만한 자격이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이에 주님께서는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주님만을 굳게 믿고 함께 하면 두려워할 것이 없어진다는 것을 우리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알게 됩니다. 실제로 부족함이 많은 제자들이 주님을 세상에 증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의 역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포기하고 좌절 속에서 빠지는 것이 아니라, 부족함을 인정하는 겸손함 안에서 주님의 뜻에 맞춰서 살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때 주님의 일도 할 수 있게 됩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