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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9-17 조회수 : 351

제가 있는 강화 옆에는 ‘김포’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우연히 이 김포의 옛 이름이 ‘투금표’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즉, ‘금을 버린 포구’라는 의미입니다. 이 지명 이름의 유래를 찾아보니 글쎄 어렸을 때 보았던 동화의 내용이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잘 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의좋은 형제가 길을 걷다가 금덩어리 2개를 줍습니다. 형제는 이 금덩어리를 사이좋게 하나씩 나눠 가졌지요. 그런데 나루터에서 동생이 금덩어리를 냅다 강물에 버리는 것이 아닙니까? 형이 깜짝 놀라서 그 이유를 물으니 이렇게 답합니다. 

“형! 정말로 미안한데, 해서는 안 될 생각을 했거든. 글쎄 ‘형이 없었다면 금덩어리를 둘 다 차지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한 거야. 이러한 부끄러운 생각을 하게끔 한 금덩어리는 내게서 없어져야 했어. 그래서 금덩어리를 강물에 집어 던졌지.”

이 말을 들은 형은 어떻게 했을까요? 형 역시 나루터에서 금덩어리를 강물을 향해 집어 던집니다. 형 역시 동생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우연히 얻은 금으로 인해 형제간의 우애가 깨질 것이 두렵고 또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 부끄러워서 금을 던졌던 곳이라고 해서 ‘투금포’. 지금 현재의 김포입니다. 

전에는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갔던 곳인데, 이제는 김포를 지나갈 때마다 이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김포라는 이름이 너무나 멋지고 아름다운 곳처럼 여겨지는 것입니다. 바로 ‘김포’라는 이름의 의미를 알고 나서이지요. 

신앙생활에 있어서 권태기를 느끼는 분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신앙생활이 무의미한 것만 같고, 시간 낭비만 하는 것 같다고 하시지요. 바로 그 이유는 주님 안에서 의미를 찾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늘 새롭게 다가오시는 주님을 만날 수가 없는 것이고, 이런 만남이 없으니 신앙생활의 어려움을 느끼시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백인대장의 믿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의 믿음을 보시고는 예수님께서는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라고 하실 정도로 그의 믿음은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굳이 예수님께서 직접 오실 필요 없이 한 말씀만으로도 자신의 종이 낫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었습니다. 예수님의 행동에만 의미만 있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 역시 똑같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말씀만으로도 충분하리라는 믿음을 보일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 역시 주님 안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어떤 행동을 통해서만 의미를 찾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요? 주님의 말씀 안에서도 똑같은 의미가 있으며 또 다른 새로움을 그 말씀 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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