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고등학교 친구의 아버님 장례식장에 갔다가 오랜만에 동창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연락을 하면서 자주 만나던 친구도 있었지만, 몇몇은 고등학교 졸업하고서 처음 만난 친구였기에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30년 만에 만난 친구 중 한 명이 저를 너무나 어려워하는 것입니다. 알고 보니 천주교 신자였습니다.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면서 멀리서만 신부님을 봤지 이렇게 가까이서 신부님을 보는 것이 처음이라면서 어떻게 할지를 모르겠다는 말을 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네가 신부님이 될 지는 정말로 몰랐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학창시절에 너는 노는 것 정말로 좋아했잖아.”라고 말합니다.
노는 것을 좋아하면 신부님이 될 수가 없는 것일까요?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미사를 봉헌하기에, 노는 것을 좋아하는 저 같은 사람이 신부님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러나 저 같은 사람도 신부로 20년째 살고 있습니다.
고정관념은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게 만듭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학창시절에 공부 잘 하는 친구들은 커서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사고 많이 치고 공부도 잘 하지 못했던 친구가 사회 안에서 더 잘 살아가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따라서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마음이 이 세상 삶을 살아가면서 필요합니다. 그래야 좀 더 넓게 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으며, 그 안에서 활동하시는 다양한 주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헤로데가 두려워하고 당황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큰 잘못 때문이지요. 그는 헤로디아의 춤 값으로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내주는 큰 죄를 지었습니다. 그런데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났다는 소문이 들리는 것입니다.
헤로데는 커다란 고정관념을 하나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자기 자신만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체면이 깎일까봐 세례자 요한을 죽이는 죄까지 지었습니다. 헤로디아의 춤추는 것을 보고서 사람들 앞에서 말합니다. 어떤 소원을 들어도 다 들어주겠다고……. 그러자 헤로디아는 요한의 머리를 요구했고, 자신의 체면 때문에 그 소원을 들어주었던 것이지요. 자기 자신의 체면이 중요하다는 고정관념이 요한이 다시 살아났다는 이야기에 두려움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의 결과는 더 끔찍합니다. 역사 안에서 춤 값으로 세례자 요한을 죽였던 못된 지도자로 기록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만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래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올바른 판단은 주님의 뜻에 맞춰 살아가게 만들며, 두려움에서 벗어나 하늘 나라에서의 행복을 희망하게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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