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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1-01 조회수 : 291

한 때는 한가하고 여유 있는 삶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자신만의 시간을 여유롭게 즐기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는 그런 삶을 말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을 할 때에는 정말로 바쁠 때입니다. 고되고 힘든 날들을 보내면서 한가하고 여유 있는 삶을 꿈꾸는 것이지요. 

쉼의 시간이 필요할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해야 할 일들을 모두 마치고 혼자서 조용한 곳에 머물렀습니다. 그동안 바쁘고 힘든 시간을 보냈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동안 부족했던 잠도 많이 자면서 책이나 읽어야겠다 싶었던 것이지요. 첫 날은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둘째 날도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셋째 날이 되니까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은 것입니다. 별 일 없는 삶이 지루하고 쓸데없는 생각만 하면서 오히려 바쁜 삶이 더 좋은 것만 같습니다. 

한가한 삶이나 바쁜 삶이나 모두 우리에게 필요한 삶입니다. 어떻게 흘러가든 나의 삶 그 자체가 중요하고 행복의 순간은 아니었을까요? 따라서 그 삶 자체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가하면 한가한대로, 바쁘면 바쁜 대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한가하면 한가해서 불행하다고 말하고, 바쁘면 바빠서 불행하다고 말합니다. 

결국 행복의 원인은 바로 내 마음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에 따라서 지금의 내 삶을 행복의 삶으로 만들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 슬퍼하는 사람, 온유한 사람,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자비를 베푸는 사람, 마음이 깨끗한 사람,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이들이 받을 큰 상이 하늘에 마련되어 있다고 하십니다. 솔직히 주님께서 열거하신 사람들은 객관적으로 볼 때 행복해보이지 않습니다. 너무나도 어렵고 힘들어 보이는 사람들, 그래서 불행한 사람이라고 해야 할 것만 같습니다. 그렇다면 먼 미래에 행복할 것이라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행복은 먼 미래에 받는 행복이 아니라, 지금 행복하며 그리고 그렇게 행복을 느끼며 이 세상을 살기 때문에 먼 미래에 주님으로부터 큰 상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불행이 큰 행복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말씀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성인들의 모습을 세속의 눈으로 볼 때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성인들은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사셨습니다. 힘들고 어려움 삶 안에서 겸손함, 그리고 주님께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기쁘게 살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우리들 역시 이런 성인들의 모습을 본받으라는 의미에서, 교회는 11월의 첫날인 오늘을 모든 성인 대축일로써 기념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인들처럼 어떠한 상황에서도 불평불만이 아닌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행복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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