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07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루카 14,25-33 ( 버림과 따름 )
그때에 많은 군중이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돌아서서 이르셨다.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너희 가운데 누가 탑을 세우려고 하면, 공사를 마칠 만한 경비가 있는지 먼저 앉아서 계산해 보지 않느냐? 그러지 않으면 기초만 놓은 채 마치지 못하여, 보는 이마다 그를 비웃기 시작하며, ‘저 사람은 세우는 일을 시작만 해 놓고 마치지는 못하였군.’ 할 것이다.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가려면, 이만 명을 거느리고 자기에게 오는 그를 만 명으로 맞설 수 있는지 먼저 앉아서 헤아려 보지 않겠느냐? 맞설 수 없겠으면, 그 임금이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평화 협정을 청할 것이다. 이와 같이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 혼잣말 >
앞서 가시던 당신께서
돌아서서 저를 보시네요
제가 어떠신지요
이 정도면 괜찮은지요
아직 많이 모자라지요
나름 한다고는 하는데
당신을 따라나선 이 길에서
제가 지금 어디쯤 있는지요
물론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있겠지요
그 끝은 어디인가요
과연 끝까지 갈 수 있을까요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당신만을 따르라고
기꺼이 그러겠노라고
오직 당신만을 따르겠노라고
당신과 함께 하는 멀고 먼 길
가운데 지금 어디쯤에 서서
정녕 당신만이 나의 전부인지
마음 가다듬어 물어봅니다
언제나처럼 부끄러울 따름이지요
아직 버리지 못한 것이 많으니까요
버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버리지 않는 것이겠지만요
다시 몸과 마음 추슬러야겠어요
하나 하나 버리고 버려야지요
아니 버리겠다는 마음조차
내려놓아야겠어요
차마 버리지 않고
애써 붙들고 있는 저에게
당신이 점점 더 크게
자리하시면 좋겠습니다
좁디 좁은 제 안에
당신이 점점 커지신다면
다른 잡다한 것들
들어설 자리가 줄어들 테니까요
다시 앞서 가시는 당신 뒤에
넋두리 내려놓고 바짝 다가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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