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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17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1-17 조회수 : 303

어느 지방에 강의를 하러 갔다가 강의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어느 카페의 창가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창밖을 보게 되었는데, 그 창문이 마치 그림이 담겨 있는 액자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을 담을 때도 있었고, 아빠와 놀면서 밝게 웃는 아이의 모습이 담길 때도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면서 미소가 저절로 생깁니다. 

이렇게 창밖의 세상을 바라보고 있던 중에 뜻밖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글쎄 어떤 남자 둘이 인상을 쓰면서 말다툼을 하는 장면이 저의 시선에 잡힌 것입니다. 앞서 보기에 좋은 모습이 아니라 보기가 싫은 모습이었습니다. 저절로 고개가 돌려지더군요. 

액자와 같은 창밖의 세상을 바라보면서 문득 주님께서는 내 모습을 어떻게 보시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우리의 일상은 과연 주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담겨질 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하지만 자기 멋대로 살아갑니다. 나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의미 없는 삶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내 모습을 주님께서는 어떻게 보실까요? 

이태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말이지요. 그런데 요즘에는 더 심각해진 것 같습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도 모자라서, N포 세대라고 합니다. 인간관계를 포기하는 4포,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하는 5포, 꿈을 포기하는 6포, 희망조차 버리는 7포,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는 ‘N포 세대’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포기하는 삶은 결코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꿈을 향해서 나아가는 사람의 삶이야말로 가장 멋진 액자의 한 장면이 되지 않을까요? 

오늘 주님께서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는 재판관이 끈질기게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한 가난한 과부의 소원을 결국 들어준다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사실 이 과부는 돈도 그리고 권력도 없었습니다. 그 어디에서도 의지할 때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곧 어떤 공정한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따라서 쉽게 포기하고 좌절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심하지 않고 재판관에서 계속해서 매달립니다. 그 결과 과부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주님께서는 이런 우리의 모습을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밤낮으로 부르짖는다면 올바른 판결을 우리에게 내려주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과부의 모습처럼 끊임없이 하느님께 의지하고 기도하고 있었을까요? 너무나 쉽게 포기하고 좌절하는 나의 모습은 아닐까요? 어떠한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고 주님 앞에 나아가는 모습이야말로 가장 아름답고 멋진 액자와 같은 장면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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