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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1월 19일 _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11-19 조회수 : 357

2018. 11. 18 연중 제33주일 

마르코 13,24-32

(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날, 무화과나무의 교훈, 깨어 있어라)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무렵 환난에 뒤이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다.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그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자기가 선택한 이들을 땅 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모을 것이다. 

너희는 무화과나무를 보고 그 비유를 깨달아라. 어느덧 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이 온 줄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사람의 아들이 문 가까이 온 줄 알아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 

< 말씀을 이어주는 소중한 우리 >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마르 13,31) 

우리가 알 수 없는 저 아득한 첫 순간부터 
우리가 알 수 없는 저 머나만 마지막까지 
말씀은 계십니다. 

우리가 알 수 없는 신비로운 끈으로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 이어졌고 
말씀은 우리를 넘어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말씀을 끊임없이 이어주는 신비로운 끈 사이에 
우리가 있다는 것을. 

그러기에 
누군가 우리에게 말씀을 전해주었듯이 
누군가에게 우리는 말씀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결코 사라지지 않을 말씀이 바로 우리를 통해서 
사라지지 않고 끊임없이 
다음으로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얼마나 값진 우리인지 모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우리인지 모릅니다. 
가슴 시리게 저며 오는 
온 몸이 떨리는 진한 감동에 젖습니다. 

우리 비록 작은이들이지만 
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서 우리를 통해서 
당신의 아름다운 일을 계속 하십니다. 

잠시 잊고 있었던 우리의 소중함을 느껴봅니다. 
우리보다 우리를 더 소중하게 여기시는 
사랑 믿음 희망이신 하느님을 바라봅니다. 
하느님 마음으로 우리를 소중히 보듬고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생명의 말씀을 집어삼키려는 죽음의 무리가 
말씀을 전하는 우리를 옥죕니다. 
진리의 말씀을 왜곡하려는 돈과 권력, 온갖 우상들이 
말씀을 먹고 사는 우리에게 
달콤한 독약이 되어 살그머니 다가옵니다. 

허나 
말씀을 이어주는 
거룩하고 귀한 사명을 받은 우리는 
결코 현실에 무릎 꿇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보다 앞선 이들이 그러하였듯이 
말씀으로 새 하늘 새 땅을 여는 
장엄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을 뿐입니다. 

사랑하는 믿음의 벗님들과 함께, 
말씀을 우리에게 전해주었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아름다운 앞선 이들처럼, 
알지 못하는 수많은 소중한 뒷사람들에게 
말씀을 곱게 곱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나를 통해서 하느님께서 몸소 말씀하시도록, 
결코 사라지거나 묻히지 않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온 세상이 새롭게 창조되도록, 
나를 기꺼이 내어놓고 싶습니다. 

언제나 주님께서 열어주신 한길을 걸어가시는 
자랑스러운 벗님들의 사랑과 연대에 힘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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