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보통 몇 번의 식사를 하십니까? 아마 대부분이 세 끼 식사를 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한 끼 식사에 세 끼의 양을 한꺼번에 먹어치운다면 어떨까요? 어차피 먹는 양은 똑같으니까 상관없을까요? 이번 주에는 무척 바쁠 테니, 하루에 몰아서 7일치를 먹고 나면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상관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충분하게 먹었어도 식사 때가 되면 또다시 시장함이 찾아올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많이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식사 때가 되면 배고프냐고 원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다른 이로부터 이런 말을 들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멍청한 짓 좀 하지 마.”
우리 신앙인들도 이런 어리석음을 자주 간직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형제님께서 어려움에 빠져서 아주 열심히 기도하셨습니다. 난생처럼 9일 기도도 바치고, 매일 미사도 빠지지 않고 봉헌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이렇게 열심히 기도한 자신을 외면하셨다면서 너무나도 원망스럽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러면 지금은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세요?”라고 묻자, “들어주시지도 않는데 무슨 신앙생활을 합니까? 지금은 그냥 힘들게 지낼 뿐이지요.”라고 대답하십니다.
한 끼의 풍족한 식사로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되지 않는 것처럼, 얼마간의 기간 동안 집중했던 기도만으로 자신의 바람이 채워질 수 없습니다. 하루 몰아서 집중적으로 바치는 기도보다 더욱 더 필요한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기도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리코의 소경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는 말을 듣고는 곧바로 외칩니다.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주변에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어도 더 큰 소리로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외칩니다. 그에게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르느냐?”라고 묻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라고 대답합니다.
그는 자신이 바라는 것을 늘 기억하고 또 지향을 두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고 곧바로 주님께 매달릴 수가 있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주님께서는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말씀하시면서 그가 원하는 대로 해주십니다.
앞을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하느님께 얼마나 매달렸을까요? 오랫동안 침묵하시는 하느님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포기하지 않았던 믿음이 그를 구원의 길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또한 도저히 극복할 수 없어 보이는 장애물에도 포기하지 않고 주님 앞에 나아가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결국은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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