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의 한 친구가 생각납니다. 이 친구에 대한 기억은 늘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입니다. 솔직히 하는 행동들을 보면 별로 똑똑하지 않은 것 같았고, 또한 성적도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쉬는 시간에도 쉬지 않고 공부만 하는 것입니다. 하루는 공부하고 있는 이 친구를 보면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왜 이렇게 죽어라고 공부만 하니? 좀 놀기도 해야 하는 것 아냐?”
친구는 무심한 표정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지금 노력하지 않으면 나중에 하기 싫은 일을 하게 될까봐.”
친구의 아버지는 사업 실패 후에 가족 부양을 위해서 힘든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종종 “너희 때문에 마지못해 이 일을 하는 거야.”라는 푸념을 하신다는 것입니다. 하기 싫은 일이지만 가족 때문에 하고 있다는 말이 너무나 듣기 싫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가족 부양을 잘 하기 위해 공부에 매진하다는 것이었지요.
졸업 후에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였으니까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 맞는 노력은 필수 조건입니다. 그런데 혹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러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혹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요? 모두가 하느님 나라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삶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나의 노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내 멋대로 살아간다면 또한 주님께서 가장 강조하신 사랑에 대해 주는 것보다 받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면 과연 자신이 원하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그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은 필수인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세상의 종말을 말씀하시고 이를 위한 준비로 한 가지를 제시하십니다. 바로 “늘 깨어 기도하여라.”는 것입니다. 기도를 통해 우리는 주님과 가까워 질 수 있습니다. 주님의 뜻을 알 수가 있으며 그 뜻을 실천하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데 가까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기도하고 있을까요? 혹시 바쁘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기도할 생각이 없다는 등의 말도 안 되는 이유를 주님께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교회력으로 새해인 대림 제1주일입니다. 새해를 맞이하면 우리는 각종 결심을 세우게 됩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오늘, 새로운 결심을 한 번 세워보시면 어떨까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나의 노력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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