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어느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물건이 오지 않습니다. 이미 돈도 지불했는데 말이지요. 이럴 경우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 쇼핑몰에 연락을 해서 어떤 상황인지를 알려고 할 것이고, 때로는 화도 낼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부당한 거래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을 보면 이런 식으로 거래가 계속해서 이루어집니다. 물건을 사고파는 것도 거래이지만,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말과 행동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내게 칭찬을 했습니다. 이 칭찬의 말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하다는 듯이 가만히만 있으면 상대방은 불쾌해집니다. 칭찬을 받으면 칭찬을 해줘야 상대방도 만족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도 정당한 대가를 받았다는 느낌이 될 수 있도록 해야지만 거래는 비로소 완성됩니다.
주고받는 것이 정당하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가정이 아닐까요? 아내 한 사람만 희생하거나, 남편 한 사람만 고생한다면 어떨까요? 형만 항상 손해를 봐야 하는 것 같고, 동생은 항상 형 뒤에만 서야 한다면 어떨까요? 가정의 구성원이 이런 감정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가족이니까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겠지.’라고 생각으로 대한다면 분명히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고생한 것을 알아주고, 힘든 것을 이해해주며,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 양보하고 희생한 것을 고마워할 수 있을 때 흔들리지 않고 바로 설 수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 성모님, 그리고 요셉 성인이 이루신 성가정을 기념합니다. 나자렛의 성가정을 특별히 기억하고 본받자고 제정된 날입니다. 그렇다면 이 가정을 성가정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도 아닙니다. 이 가정처럼 가정을 이루는 순간부터 엄청난 일들이 계속된 경우도 없을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했던 것도 아니었고, 높은 지위에 올라서 사람들에게 인정과 존경을 받던 가정도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사랑하는 아들의 십자가 상 죽음을 직접 목격했던 어머니의 마음을 보십시오. 행복해 보입니까?
그럼에도 이 가정을 성가정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구성원인 예수님, 성모님, 요셉 성인 모두가 서로를 지켜주면서 힘이 되어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복음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복음은 성전에서 어린 예수님을 찾는 장면이 보여줍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이 얼마나 끔찍했겠습니까?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태연하게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라고 말합니다. 이에 혼을 내야 할 것 같은데,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고 복음은 전해줍니다.
이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모습이 성가정의 모습인 것입니다.
우리의 가정은 어떤가요? 이 성가정의 모습을 따라야 편하고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습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