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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3-13 조회수 : 276

어느 스승이 제자들에게 닭 한 마리씩을 주면서 “아무도 보지 않는 곳으로 가서 이 닭을 죽여가지고 와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사람들이 없는 곳을 찾아가서 닭을 죽여서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한 제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입니다. 

한참 뒤에 그 제자가 닭을 품에 안고 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품에 있는 닭은 죽은 닭이 아니라 살아 있는 닭이었습니다. 스승은 물었습니다. 

“왜 닭을 죽이지 못했지? 무서웠나?”

제자는 망설이며 말합니다. 

“아닙니다. 닭을 죽일만한 장소를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을 찾을 수가 없더군요. 하느님이 보고 계십니다.”

맞습니다. 하느님께서 보고 있지 않은 곳이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를 보고 계신 하느님이고, 심지어 나의 과거와 미래까지도 보고 계신 하느님이신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가 죄를 멀리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시선을 확신하고 있다면 하느님의 뜻을 어기면서 살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남방 여인과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상 사람들을 단죄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에는 나오지 않지만,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향해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라고 말했었지요.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이 의심하지 않고 믿을 수 있도록 표징을 계속해서 보여 달라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생각들이 가득한 곳에서 과연 주님의 어떤 표징을 받아들일 수가 있었을까요? 

자신들의 판단 기준에서 벗어나는 것은 무조건 거부하는 유다인이었음을 성경 곳곳에서 우리는 볼 수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들이 절대로 벗어나지 못하는 판단은 이방인들과 달리 하느님의 특별한 선택을 받은 자신들만 구원받게 된다는 선민의식이었지요.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아주 의외의 말씀, 그들이 절대로 인정할 수 없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들이 경멸하는 이방인들이 오히려 자기들을 단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유다인들 만의 하느님이 아닙니다. 그 누구도 제외시키지 않는 우리 모두의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이렇게 큰데, 우리의 사랑은 너무나도 작고 편협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철저하게 제외하려는 사랑으로 하느님 사랑의 방향과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하느님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곳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내 뜻이 아닌 철저히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우리가 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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