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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4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3-14 조회수 : 268

어느 모임에 갔는데 갑작스럽게 강의를 요청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며칠 뒤가 바로 지금 그 자리에서 강의를 해달라는 것이었지요.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아서 할 수 없다고 말을 하자, “신부님 그렇게 강의를 많이 하시고 또 글도 많이 쓰는데 무슨 준비가 필요하겠어요? 이제는 저절로 말이 나오지 않나요?”라는 것입니다. 

20년 가까이 글을 쓰고 또 강의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계속해서 연습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유명한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1876~1973)의 이야기를 아실 것입니다. 그는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멈추지 않고 하루 6시간씩 연습을 했습니다. 그러자 한 기자가 물었습니다. 

“선생님, 95세의 나이인데도 하루 6시간씩 연습을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파블로 카잘스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조금씩 발전하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죠.”

언젠가 교육을 받으러 갔다가 파블로 카잘스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는 한 노년의 형제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강사인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받는 교육은 주로 3~40대의 직장인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분은 60대가 훨씬 넘었거든요. 하지만 알고 보니 이 분 역시 저처럼 교육을 받으러 오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누구보다도 열심히 필기를 하면서 교육에 임하시는 것입니다. 

이 형제님께서는 지금 미국에서 몇 개의 리조트를 가지고 있는 회장님이었습니다.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매년 한국에 와서 교육에 참석하신다는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솔직히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올라서면 ‘이 정도면 되었다.’라는 생각을 품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하는 그 열정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주님 앞에 나아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정도면 되었다’라는 마음으로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것을 멈춰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도 계속해서 청하고, 찾고, 문을 두드릴 것을 명령하십니다. 약간의 노력만으로 충분하다면서 포기해서는 안 되며, 어렵고 힘들다면서 불평불만해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숨을 받아서 그리고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었습니다. 이는 내 안에서 하느님께서 늘 살아 움직이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계를 짓는 순간, 그 하느님의 활동을 방해하는 것이 되고 맙니다. 

계속해서 청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이 사랑을 기억하면서 내 안에 하느님의 뜻이 펼쳐지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이 큰 사랑이 세상 곳곳에 흘러 넘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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