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고백을 하느님께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해성사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은 하느님께만 하는 고백을 왜 인간인 신부에게 해야 하는 지를 말합니다. 그런데 정답을 말씀드린다면 고백은 하느님께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대리자라는 소리를 듣는 하느님과 사제에게만 하는 것일까요? 그것도 아닙니다. 매 미사의 시작 예식 참회의 시간 때에 바치는 고백 기도를 천천히 외워 보십시오. 이렇게 기도합니다.
“전능하신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고백하오니...”
하느님께만 고백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과 함께 형제들에게도 고백해야 합니다. 즉,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고백하고 용서를 청해야 합니다. 그러나 체면 때문에, 얄팍한 자존심 때문에 고백을 뒤로 미루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을까요? 더군다나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닐 거야. 이 정도는 이해해 주겠지.’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자기중심으로 생각하는 안일한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율법 학자들이나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께 위선자라고 자주 혼났기 때문에 형편없이 살았던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열심한 모습이었습니다. 기도도 많이 했고, 많은 봉헌을 했습니다. 또한 참회와 속죄의 표시로 단식도 자주 했습니다. 더군다나 율법의 준수는 이들을 따라갈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을 반대했을 때, 사람들이 믿고 따랐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라고 했으니 얼마나 놀랐을까요? 아마 누가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을까 싶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하느님께만 기도하는 삶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기도만이 아니라 형제와의 화해 역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자매님께서 어떤 분과의 관계가 심각할 정도로 나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이 관계 회복을 위해서 무엇을 하시냐고 물었더니 “기도만 하고 있어요.”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알아서 풀어 달라는 기도를 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충분히 하실 수 있는 일이지만 하느님께서는 우리 자신의 활동과 그 노력을 요구하십니다.
다시 한 번 고백 기도를 천천히 바쳐보셨으면 합니다. 특히 그 의미를 하나씩 새기면서 바쳐보십시오. 지금 내가 당장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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