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부터 오늘 금요일까지 2박 3일 동안 백령도 순례지를 갑곶성지의 봉사자들과 함께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안개로 인해서 백령도에 들어가는 배를 타지 못했습니다. 사실 저는 신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30년 간 백령도에 들어가기 위해 시도를 했지만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 점을 이야기하니 다들 자신이 가니까 이번에는 분명히 들어갈 수 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하지만 이번에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급한 대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할 것 같아서 전주교구로 이동을 했고, 수요일에는 치명자산 성지와 전동성당을 그리고 목요일에는 천호성지, 여산성지, 나바위 성지를 순례하면서 좋은 시간들을 보낼 수가 있었습니다.
1박 2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성지 성당에서 혼자 기도하는데 참으로 주님의 이끄심이 얼마나 대단하신지를 깨닫습니다. 결국 주님께 철저히 의지하면서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 삶이 바로 성인이 되는 삶이기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성인이 되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입니다.”
내 자신이 성인이 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저런 삶을 살 수가 있지? 대단하다. 존경한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그저 바라만 봅니다. 이 정도에서만 멈추는 우리입니다. 예수님의 삶은 그냥 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힘들기 때문에 성인들의 모습을 보고 우리도 따라 사는 것입니다. 즉, 성인의 실패에 위로를 받고, 성인의 노력에 힘을 얻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거룩하시기에 우리도 거룩해져야 합니다. 거룩한 존재와 완전히 하나 된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과 닮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분의 모습 안에 있지만, 우리 안에 있는 그분의 모습이 손상되어 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유사성이 상실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분처럼 보지 않고,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습니다. 결국 그분처럼 사랑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될수록 점차 은총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우리의 회복을 위해 이 땅에 오셨고, 교회의 성사를 통해 은총을 부어주신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이제는 세상의 것만을 쫓으면서 세상의 판단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복음에 나오는 소작인들처럼 포도밭 주인의 배려와 사랑을 외면하는 것이 바로 세상의 것만을 쫓는 어리석은 사람의 모습입니다.
사람이 행하는 모든 악은 하느님께 행하는 것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을 행하는 충실한 소작인의 모습을 갖춰야 합니다. 악행에 대한 벌은 악행의 크기에 비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선한 일에 대한 영광도 선행의 크기에 비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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