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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4-01 조회수 : 318

얼마 전에 프로야구가 개막하면서 많은 야구팬들이 즐거움을 갖게 됩니다. 저 역시 그 중의 한 명으로 시간이 허락되면 야구 시청을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야구를 보다보면 답답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제가 응원하는 팀에서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바로 그때입니다. 득점을 낼 수 있는 찬스에서 아웃을 당하게 되면 아쉽고 허무하기까지 합니다. 

타율이 2할 5푼인 타자가 있습니다. 2할 5푼이라고 하면 네 번의 타석에서 한 번은 안타를 친다는 것입니다. 이 타자가 오늘 경기에서 앞선 세 번의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을 때 안타를 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네 번 중에 한 번은 안타를 치는 확률을 가지고 있으니 분명히 안타 칠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경우에도 안타 칠 확률은 25%입니다. 결국 안타 칠 것이라는 생각은 막연한 추측일 뿐입니다. 

이런 막연한 추측을 주님과의 관계에서도 하고 있는 우리입니다. 나는 잘못하지 않았으니까, 나는 열심히 봉사하니까, 나는 기도생활을 잘 하고 있으니까 등의 이유를 붙여서 주님께서 특별한 사랑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어떻게 인간이 알 수 있겠습니까? 단지 막연한 추측일 뿐입니다. 

어떤 자매님께서 요즘 장사가 너무나 안 된다면서 하소연을 하시더군요. 그래서 “장사가 잘 될 수 있도록 무엇을 하십니까?”라고 여쭈었더니, “기도밖에 없지요.”라고 답하시는 것입니다. 사실 지금의 방식으로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면 자신의 방식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즉, 기도만 하면 장사가 잘 되게 해주실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에서 벗어나야 했습니다. 

카나에 가신 예수님께서는 왕실 관리 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자신의 아들이 죽게 되었으니 고쳐달라고 청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표징과 이적을 보지 않으면 믿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고, 왕실 관리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청합니다. 그러나 어떤 표징과 이적을 보여주시지 않습니다. 대신 표징과 이적 없이 말씀만으로도 충분히 믿을 이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은 아닐까요? 주님께서는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라고 하실 뿐이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표징과 이적만을 원했다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그저 말만 하시는 주님께 서운함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왕실 관리는 주님의 이 말씀을 굳게 믿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 결과는 아들의 치유를 직접 보게 됩니다. 

깜짝 놀랄만한 표징과 이적이 있어야 주님을 믿을 수 있다는 막연한 추측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의 굳은 믿음을 통해서만 주님의 뜻이 이 세상에 환하게 펼쳐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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