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에 한 친구와 아주 심한 갈등이 있었습니다. 학급회의를 할 때, 제가 의견을 내면 잘못되었다는 식의 말을 하면서 늘 반대의견을 내놓는 것입니다. 제게 나쁜 감정이 있는가 싶을 정도로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친구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밉고 가까이 하기가 싫더군요.
20년이 지난 어느 날, 동창 모임에서 이 친구와 한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학창시절 때의 안 좋은 생각들이 떠올려지면서 그 자리가 너무나도 불편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이 친구에게 학창시절에 내 의견에 항상 반대를 했던 것을 이야기하면서 왜 나를 미워했는지 물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더군요.
“글쎄...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저 학교 발전을 위해서 이야기했을 뿐이었는데?”
이 친구와 대화를 나누면서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상대방이 미워서 반대 의견을 냈던 것이 아니라, 둘 다 학교 발전을 생각하면서 이야기했을 뿐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하지만 이 공통점을 보지 않고 나와의 차이점만을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해를 할 수밖에 없었고, 그 친구를 싫어하고 미워했던 것이지요.
우리들은 자신과의 차이점만을 바라보면서, 나와 다른 것을 나에 대한 적대적인 행위로 보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공통점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일치될 수 있는데, 이 공통점은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예수님 시대의 종교지도자들은 백성들을 저주합니다. 그 이유는 왜 입니까? 바로 예수님을 믿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율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율법도 모르는 저주받은 자들이라는 것이지요. 자신들도 믿지 않는 예수를, 특히나 갈릴래아라는 초라한 지방 사람에게서 예언자가 나올 리 없다는 고정관념으로 인해서, 백성이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을 인정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솔직히 예수님께서 당시 종교지도자들을 힘들게 한 것이 있을까요? 종교지도자들 역시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것 역시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분명히 공통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종교지도자들은 철저히 차이점만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참 생명과 참 진리로 이끌어주시는 분을 백성으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판단은 구세주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는 엄청난 죄로 나아가게 했습니다.
우리 삶 안에서 공통점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차이점만을 찾다보면 잘못된 판단으로 큰 잘못을 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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