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8일 [사순 제5주간 월요일]
복음: 요한 8,12-20 : 나는 세상의 빛이다
예수께서는 이제 공공연히 당신 자신을 소개하신다.당신이 예언자들 가운데 한 분이 아니라, 세상의 주님이심을 말씀하신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12절) 여기서부터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반대의 표적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13절) 말씀이신 그분은 빛과 생명을 가지시고 그것을 베푸실 수 있는 분이시다. 그러니 그분께 다가와 빛을 받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부끄러움이 없도록 참 빛을 받아야 한다.
이 사순시기는 새로운 탄생의 시기이다. 빛에 가까이 가 완전한 빛, 완전한 빛의 자녀가 될 수 있도록 우리의 어두움을 물리쳐야 한다. 예수께서 바로 ‘빛’이시다. 그분은 본성상 빛이신 아버지 하느님으로부터 나오신 본성상 빛이시다. 또한 그분은 단지 이스라엘 사람들의 빛이 아니라 ‘온 세상의 빛’이라고 하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에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12절) 라고 하셨다.
그러나 바리사이들은 제 자랑을 하는 것 같은 “당신의 증언은 유효하지 않소.”(13절) 라고 한다. 당신은 인간이시면서도 하느님이신 분이라는 것을 그들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표현하셨다는 것을 알려주시고자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나 자신에 관하여 증언하여도 나의 증언을 유효하다. 내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알기 때문이다.”(14절) 즉, ‘나는 하느님이다. 나는 하느님이며 하느님의 아들이다. 하느님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자격 있는 증인이다.’라는 뜻이다.
캄캄할 때, 우리는 전등을 밝힌다. 그러면 우리는 쉽게 물건을 찾을 수 있게 빛을 비춘다. 우리는 전등을 보기 위해 전등을 켜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물건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물건들을 보면서 동시에 전등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등이 자기 자신을 보여주든,물건을 보게 하든, 전등의 존재이유는 확실하다. 빛이 다른 것들을 보게 한다면, 자기 자신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빛이시므로 당신 자신에 관해 자격 있는 증인이시다.
“너희는 사람의 기준으로 심판하지만 나는 아무도 심판하지 않는다.”(15절) 유대인들은 그분이 하느님이신 것은 믿지도 않았고 알아보지도 못했으며, 인간으로만 보았던 것이다. 육에 따라 사는 것이 잘못 사는 것을 의미하듯, 육에 따라 판단하는 것은 잘못 판단하는 것이다. 바리사이들은 그렇게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임을 알려주신다. 그분이 세상에 오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기 위함이 아니라, 구원하러 오셨기 때문에 그 심판을 미루고 계신 것이다. 그러나 그분의 심판은 언제나 유효하다.아버지께서 함께 하시기 때문이다.(16절)
“너희의 율법에도 두 사람의 증언은 유효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바로 내가 나 자신에 관하여 증언하고 또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나에 관하여 증언하신다.”(17-18절)고 하신다. 여기서는 아버지의 증언도 아드님의 증언도 확실하다. 그런데 아들은 바로 당신 자신에 관해 증언하시기 때문에 두 사람의 증언이 아니다. 즉, “나와 나를 보내신 아버지”라는 말씀은 당신과 아버지는 같은 분이며, 당신은 아버지 외에 다른 증인이 필요치 않다는 말씀이다.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당신의 아버지가 어디 있소?” 하고 묻자 예수님은 “너희는 나를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나의 아버지도 알지 못한다. 너희가 나를 알았더라면 나의 아버지도 알았을 것이다.”(19절) 예수님을 요셉의 아들 정도로만 알고 있는 그들이 예수님의 이 말씀을 이해할 수가 없다. 또한 말씀이 아버지께로부터 나오셨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말씀이 아버지에게서 나오셨고 우리를 위해 육이 되셨다는 것을 그들이 알았더라면, 예수님을 낳으신 분이 누구인지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아들을 모르기 때문에 그 아버지도 모르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당신 자신을 공공연히 하느님 아버지와의 관계를 친자관계로 표명하시게 되니까 그들은 예수님을 죽음에로 몰아가려고 서로 협력관계를 갖게 된다. 예수님이 잘못 말씀하신 것은 없다. 그것은 지금 우리의 사고에는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없어 보이지만 당시 율법주의에서는 전혀 옳지 않은 면을 드러낼 수 있다. 주님께 올바른 신앙의 고백과 함께 사랑을 드릴 수 있도록 하자.
(조욱현 토마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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