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술주정뱅이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는 혀를 차면서 말했지요.
“이렇게 벌건 대낮부터 술에 취해서 저러고 있다니....”
일해야 할 시간에 일하지 않고 술에 취해 있는 모습이 한심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마음속에서 이런 울림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너도 저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
깜짝 놀랐습니다. 세상 속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자기 자신과 술에 취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똑같이 평가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술주정뱅이보다도 더 못한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술주정뱅이는 술이 깨고 나면 술 마신 것에 대한 후회라도 하지만, 자신은 죄의식도 없이 또 자신의 행동에 대한 후회도 없이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자기 자신이 더 한심하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이 바로 여러분들도 잘 아는 아우스딩 성인이십니다. 성인이 아직 회심하지 않았을 때, 수사학으로 이름을 날리면서 다른 이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주정뱅이를 통해서 큰 뉘우침을 얻었고, 이 뉘우침이 그가 회심해서 주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봉헌하는 삶을 사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 역시 성인처럼 깨달음을 얻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과 달리 똑바로 살고 있다는 교만과 자신의 죄에 대해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뻔뻔함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즉, 스스로 죄가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나 역시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늘 속죄와 회개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자신은 옳고 남은 틀렸다라고 생각으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유다인들이 돌을 집어서 예수님께 던지려고 합니다. 자신들은 옳고 예수님은 틀렸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의 기준만을 내세워서 아무런 죄도 없는 분을 향해 적의를 품고 돌을 던지려고 했던 것입니다. 사실 돌을 던져서 죽인다는 것은 큰 죄인일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잘못하신 것이 과연 무엇입니까?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한 것? 아니면 병자들을 고쳐주신 것? 분명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잣대에 눈이 가려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는 유다인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보려하지 말고, 당신께서 하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일들을 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일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아버지 안에서 아버지와 함께 일하고 계시는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남을 함부로 판단하고 단죄하는 행동을 버려야 합니다. 그보다 먼저 자기 자신을 낮춰서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예수님을 더 이상 십자가에 못 박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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