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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4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4-14 조회수 : 279

피고인 또는 피의자는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무죄추정의 법칙’이 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판결이 나기도 전에 미리 매스컴과 사람들의 뭇매를 맞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유죄로 미리 판결을 내리는 것입니다. 실제로 몇 년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스페인의 그라나다에서 성직자의 소아 성애 문제가 불거진 것입니다.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난잡한 술자리를 벌였다는 혐의로 10명의 신부가 고발이 되었습니다. 특히 이 중에서 3명의 신부는 이름을 비롯하여 신상이 샅샅이 공개가 된 것입니다. 판결이 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큰 비난을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구치소에 수감이 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고발한 청년이 나쁜 생각을 품고서 거짓말 한 것임이 드러난 것입니다. 신부님들을 향한 판결은 10명 모두 무죄였습니다. 그렇다면 신부님들을 향해서 그동안 악의적인 비난을 했던 사람들은 사과와 용서를 청했을까요?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아직까지도 이들은 판결이 잘못 되었다면서 신부님들을 향한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짜 뉴스라는 것이 큰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 있지도 않은 일을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해서 대상자를 아주 못된 사람으로 만들어버립니다. 그 사람의 아픔과 상처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함부로 판단을 합니다. 그리고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라는 말을 하면서 지레짐작으로 단죄를 내립니다. 물론 각종 의심과 의혹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지례짐작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은 주님 수난 성지주일입니다.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 날에 우리들은 수난 복음을 읽게 되지요. 사람들은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을 향해 올리브 가지를 손에 들고 흔들면서 열렬한 환호를 했지만, 불과 며칠이 지나지 않아 예수님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 침을 뱉고 주먹으로 치며 손찌검을 하면서 모욕적인 말을 합니다. 어떻게 환호가 증오로 바뀌었을까요? 

예수님을 지레짐작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 주님께서 보여주셨던 사랑은 모두 잊어버리고, 십자가를 힘들게 지고 가시는 겉모습만과 소문을 굳게 믿고 큰 죄인으로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비난하지 말고 기도하십시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 우리들이 하고 있는 다른 이에 대한 모든 비난들이 어쩌면 죄 없으신 예수님을 또 다시 십자가를 짊어지게 하는 아주 잘못된 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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