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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28일 _ [복음단상] 최규화 요한 세례자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4-28 조회수 : 310

토마스를 위한 예수님!


토마스는 보아야 믿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하필이면 이 토마스가 없을 때 제자들을 찾아오십니다. 그러니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주님을 보았다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그는 믿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왜 토마스가 없을 때 나타나셨을까요? 토마스가 그 자리에 없을 것이란 것을 예수님은 모르셨을까요? 

토마스가 완강하게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겠다고 말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다시 나타나십니다. 하지만 여드레나 뒤에 나타나십니다. 분명 토마스는 자신이 없는 시간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신것이 엄청 서운했을 텐데, 예수님은 왜 여드레나 지나서야 다시 나타나셨을까요? 예수님께서는 이 제자가 자신의 문제를, 자신이 어디에 기초를 두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명확히 바라보도록 기다리신 것은 아닐까요? 

여드레 뒤에 토마스와 다른 제자들이 함께 있을 때 예수님께서 다시 나타나 토마스에게 말씀하십니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요한 20,27). 지금까지 예수님의 부활을 의심했던 토마스는 바로 예수님께 대답합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요한 20,28) 토마스의 이런 고백은 신약에서 이루어진 그 어떤 것보다 더 깊은 신앙고백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보지 않고서는 믿지 못하는 제자를, 보아야만 믿을 수 있다고 철석 같이 믿고 있는 제자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그에게 부활을 체험하도록 해 주십니다. 그가 자신의 현상황을 명확히 인식하도록 기다리신 다음, 때가 되었을 때, 그 부족한 제자를 위해 다시 한 번 나타나십니다. 이렇게 하심으로써 그가 보아야만 믿을 수 있다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서 부활하신 당신을 믿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니다. 

왜 예수님께서는 이미 토마스가 당신께 대한 깊은 신앙고백을 했음에도 굳이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9)고 말씀하셨을까요? 사실 보지 않으면 믿기 어려운 것은 토마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보지 못하면 믿지 못하는 많은 이들을 향해 용기를 내라고 격려하시는 말씀은 아닐까요?

부활하신 예수님을 내가 직접 보지 못했기 때문에 믿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미 주님께서 바로 여러분을 위해 일하고 계시다는 표징일지도 모릅니다. 토마스에게 자비를 베푸신 주님께서 이미 여러분에게 자비를 베풀고 계신 것일지도 모릅니다. 

토마스와 함께 우리의 신앙을 고백합시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글. 최규화 요한 세례자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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