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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29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4-29 조회수 : 337
4월 29일 [부활 제2주 월요일] 
 
복음: 요한 3,1-8: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지 않으면... 
 
니코데모는 예수님을 믿은 ‘많은 사람’(요한 2,23) 가운데 하나였다. 그는 유대인들의 지도자였으나,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예수님의 가르침에 대하여 더 알고 싶어 밤에 비밀리에 찾아왔다. 요한복음 신학에 나타나듯이 밤은 죽음을 의미한다. 아마 니코데모는 이 밤으로부터 빛을 얻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라는 것으로도 생각된다. 그러나 그는 예수님을 “하느님에게서 오신 스승”(2절) 하느님과 함께 일하시는 분이라고 하면서도, 예수님께서 바로 하느님이심을 아직 알지 못한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3절) 이 말씀은 새로 태어나 올바른 가르침을 받지 않는 한, 우리는 하늘 나라에서 멀리 떨어진 바깥 어느 곳에서 방황하고 있을 것이란 말씀이다. 새로 태어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그것이 바로 위로부터, 하느님으로부터 태어나는 것이다. 이렇게 태어나지 않으면 누구도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는 말씀이다. 위로부터 태어난다는 것은 성령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것이며, 새로 태어남으로 새로운 창조가 이루어지며, 새로운 창조물로서 그분을 더 깊이 알게 된다. 
 
니코데모는 두 가지 태어남이 있지만 한 가지만 알고 있었다. 두 가지 태어남은 이렇게 볼 수 있다. 하나는 땅에서 비롯하고 하나는 하늘에서 비롯한다. 하나는 육에서 비롯하고 하나는 영에서 비롯한다. 하나는 죽을 운명에서 비롯하고 하나는 영원에서 비롯한다. 하나는 남자와 여지에게서 비롯하고 하나는 하느님과 교회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모두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이미 늙은 사람이 어떻게 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어머니 배 속에 다시 들어갔다가 태어날 수야 없지 않습니까?”(4절)라고 했던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5절) ‘물과 성령’이란 바로 세례를 의미한다. 세례는 죽음과 부활의 상징이자 새로운 탄생이라고 한다. 부활한다는 것은 죽음 후에 새로 창조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듯이 세례로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이 태어났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물에 잠김으로써 죽은 것이며, 성령으로 말미암아 부활하여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물에 잠기는 것은 매장을 상징하고 머리를 물에서 들어 올리는 것은 성령을 통해 이루어지는 부활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육에서 태어난 것은 육이고 영에서 태어난 것은 영이다.”(6절) 육이라는 것은 죄 때문에 죽음을 피할 수 없지만, 하느님의 성령께서는 썩음을 모르시고 죽음을 넘어 생명을 주신다. 그래서 신앙인들은 이 멸망을 초래하는 삶에서 우리 자신을 떼어 놓아야 한다. 육적인 삶은 죽음이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죽음을 동반하지 않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영에서 태어난 것은 영이다.”라는 것은 바로 “성령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영적이다.”라는 뜻이며, 영예와 은총에 따른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마음 역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적인 것이 될 것이다. 
 
이것이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7절)는 말씀이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 같다.”(8절) 우리는 바람이 소리를 내긴 해도 볼 수는 없는 것처럼, 영적으로만 볼 수 있는 탄생 역시 우리의 눈으로는 볼 수 없다. 또한 인간의 사고로는 파악할 수 없는 성령의 역사이다. 
 
육신을 가진 우리는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지만 성령이 주시는 생명은 인간의 능력과 삶이 다다를 수 없는 그 이상의 하느님께서 주시는 삶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예수님을 받아들이고 사랑할 때에 이루어진다. 이렇게 하느님의 뜻을 우리가 받아들일 때 우리는 새로이 태어나게 되는 것이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하늘 나라의 시민이 되는 것이다. 이 미사 중에 우리가 진정으로 주님 안에 항상 새로이 태어나는 자 되고, 하느님의 자녀로서 살아가는 자 되도록 기도하자. 
 
(조욱현 토마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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