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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5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5-05 조회수 : 290

신부가 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보좌신부 때 만났던 청년 한 명이 생각납니다. 주일미사에 나온 이 청년을 만나서 청년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처음으로 성당에서 활동을 해보는 것이어서 그런지 또 아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이 청년은 항상 주변인처럼 생활했습니다. 무엇 하나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마지못해 청년회 활동을 하는 것만 같아서 늘 안타까웠지요. 

그런데 몇 달 뒤, 완전히 바뀌어버린 이 청년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는데 누구보다도 앞장섰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시하면서 열심히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아무도 없는 성당 안에 홀로이 앉아서 열심히 기도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 청년이 몇 달 만에 어떻게 이러한 모습으로 변화가 될 수 있었을까요? 신앙심이 생겨서일까요? 원래가 사교적인 성격이어서 그랬을까요? 너무나 궁금해서 청년회 회장에게 그 이유를 살짝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닙니까?

“청년회 안에 좋아하는 아이가 생겼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다보니 행동이 바뀐 것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잘 보이려고 또 호감 있는 모습으로 보여주기 위해 이제까지의 행동을 버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나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자신의 원래 모습이 그렇지 않다면 과감하게 바꿔서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신앙 안에서 열심히 생활하는 사람 역시 주님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주님을 진정으로 좋아하고 사랑한다면 이제까지 가지고 있었던 내 모습을 과감하게 버리고, 주님께서 좋아하는 모습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의 죽음 이후 제자들은 티베리아스 호숫가로 고기를 잡으러 갑니다. 그러나 그들은 한 마리도 잡지 못하지요.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라고 하시면서 그들을 부르셨기 때문에 제자들은 이 부르심을 통해서 주님과 함께 하느님의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진정으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예수님을 따랐지만, 예수님의 죽음 이후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으로 사람의 일을 하고 있으니 단 한 마리의 고기도 낚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 주님께서 세 번째로 부활하셔서 그물을 던지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 말씀을 듣고 그물을 던졌을 때 비로소 끌어 올릴 수가 없을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게 됩니다. 

우리 역시 좋아하고 사랑하는 주님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으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으며,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일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자들은 세상 끝까지 복음을 기쁘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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