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묵상 글에 한 번 쓴 적이 있었지만, 제가 30대 시절에 어떤 분으로부터 “신부님께서는 40세 전에 풍 맞을 것입니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실제로 몸이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더군요.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그분의 말이 떠올려지면서 겁이 나는 것입니다. 사실 믿을 이유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풍 맞을 것이라고 말씀하신 분의 직업은 태권도 관장님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분의 말씀하신 40세를 지나 50세가 넘었어도 풍은 오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어떤 분께서 고민이 생겼다면서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친구를 따라 재미삼아 철학관에 가게 되었는데 너무나도 용하다는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것들을 딱딱 맞추는데 도저히 믿지 않을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이 점쟁이가 올해 안으로 자녀에게 커다란 사고가 닥칠 것이니, 이를 막기 위해 자녀가 부적을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점쟁이의 말을 믿지 않자니 정말로 큰 사고가 사랑하는 자녀에게 일어나면 어떻게 하나 라는 걱정이 들고, 부적을 구입해서 자녀가 들고 다니게 하자니 천주교 신자로서 그래서는 안 될 것 같다는 것이었지요.
하느님께서 전쟁이보다 훨씬 더 크신 분이라는 것을 말씀드리면서, 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실제로 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그 자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오히려 좋은 일만 더 많이 생겼다고 합니다.
세상은 믿을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도 반드시 믿어야 하는 것처럼 보여줍니다. 그래서 겁을 먹고 할 수 있는 것도 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세상을 만드신 분으로 가장 크신 분으로 할 수 없는 것도 할 수 있도록 해주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따르는데 우리는 더욱 더 집중을 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을 통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은 자기편이 아니면 미워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들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의 편이 되어 주님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자꾸 세상의 편에만 서려고 합니다. 세상이 진리를 전해줄까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도 하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유혹을 하면서 주님으로부터 멀어지도록 유혹합니다. 그러면서 주님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과 행복을 얻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의 편에 서려는 모든 유혹에 대한 단호함입니다. 그리고 이 단호함이 있을 때, 아주 작은 것을 통해서도 만족할 수 있습니다. 단지 사랑 하나만으로도 이 세상 안에서 기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세상의 편에서 벗어나 주님의 편에 서는 우리가 되는 단호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오늘이 되길 바랍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