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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3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6-03 조회수 : 265

어떤 할아버지 두 분이 공원 벤치에 쓸쓸이 앉아 있었습니다. 꽤 오랜 시간을 나란히 앉아서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으시다가 한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나는 누가 충고를 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지. 그래서 이 꼴이 되었어.”

다른 할아버지 역시 한숨을 내쉬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제기랄, 나는 남의 말만 들어서 이 꼴이 되었어.”

별 다른 일 없이 이렇게 공원에 앉아 있는 모습을 좋게 보지 않나 봅니다. 그래서 자신의 지금 상태를 과거의 어떤 행동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후회가 참으로 재미있습니다. 한 명은 남의 말을 듣지 않아서, 다른 한 명은 남의 말만을 들어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남의 말을 들으면 삶이 변화가 이루어질 것 같았지만, 남의 말을 듣지 않으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이렇게 살아도 후회가 되고, 저렇게 살아도 후회가 남기 마련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어차피 후회가 될 삶이니까 그냥 막 살고 볼까요? 아닙니다. 

먼저 지난 삶을 긍정하고 받아들이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후회가 남을 수도 있지만, 후회를 한다고 한들 바꿀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따라서 후회 자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난 삶을 통해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받아들으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간직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때 ‘내가 걸어온 삶.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야.’라고 받아들일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혼자의 힘만으로는 만들어 내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힘이 필요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나약함과 부족함을 아시고 이렇게 힘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이 세상을 이긴 주님을 믿고 따른다면 우리 역시 세상의 고통과 시련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부정적인 생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에 빠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보다는 이 세상을 이긴 주님의 힘을 기억하면서 다시금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살아도 후회하고, 저렇게 살아도 후회할 수밖에 없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고 또한 주님께서 길을 매순간 가르쳐주시기에 후회보다는 기쁨을 간직하게 되고, 절망보다는 커다란 희망을 만들게 됩니다. 주님 안에서만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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