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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6월 12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06-12 조회수 : 320

6월 12일 [연중 제10주간 수요일] 
 
코린토 2서 3,4-11
마태오 5,17-19 
 
< 작은 계명이나 규칙 하나, 작은 선행이나 봉사 하나에 대한 충실함! > 

뒷동산을 산책하다가 아주 작고 앙증맞은 노란 꽃 한송이를 발견했습니다. 
요즘 너무 좋은 시대라, 스마트폰 어플에 그 어떤 꽃이든, 찍은 사진만 입력하고 질문을 하면, 즉시 꽃 이름이 나오고, 꽃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입력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즉시 이름이 나왔습니다.
‘세잎 양지꽃’이랍니다. 정말이지 깜짝 놀랐습니다. 
눈에 제대로 띄지 않을 정도로 너무 작고 또 깊은 산중에 피어 있어, 뭔 이름이나 제대로 있겠나, 생각했었는데, 나름 멋진 이름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 깊은 산속에,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었지만, 나름 활짝 피어나서 창조주 주님을 온 몸으로 찬미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꽃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니 나름 사연도 있고, 동시에 뿌리는 한약재로 활용되는 유용한 꽃이었습니다.
우리 눈에는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존재들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모든 피조물들은 자신의 창조주 주님을 향해 있고, 주님 섭리의 손길 안에 존재하고 있고, 주님의 위대한 업적을 찬미하고 있었습니다. 
 
작다고, 눈에 별로 띄지 않는다고 하찮게 여기지 말아야겠습니다. 
이 세상 모든 존재에 대한 가치와 소중함을 부여해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율법에 대한 가르침을 주시면서, 작음의 중요성을 강조하십니다.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 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마태오 복음 5장 19절) 
 
지나치게 경쟁 사회, 극단적 물질만능주의 속에 푹 잠겨 살아가는 오늘 우리들은, 자신도 모르게 작은 것의 소중함을 간과하며 살아갑니다.
이왕이면 적은 것 보다는 큰 것, 작은 숫자보다는 크고 엄청난 숫자를 선호하고 추구합니다.  
 
그러다 보니 너무나 쉽게 작은 존재의 작은 목소리는 무시합니다. 
작은 성취, 작은 성장, 작은 손길은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우리네 인간은 외형을 따지지만, 우리 주님께서는 내면을 중요시여긴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세상은 번쩍번쩍한 외형과 화려함을 추구하지만, 우리 주님께서는 작음과 겸손함, 소박함과 진실된 마음을 즐겨받으신다는 진리를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성화(聖化)되고, 어떻게 주님을 닮으며, 주님께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요? 
뭔가 대단하고 엄청난 업적과 성취를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그보다는 매일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구체적인 일상 안에서,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 대한 충실함을 통해 성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작은 계명 하나, 작은 규칙 하나, 작은 선행하나, 작은 봉사 하나에 대한 충실함을 통해 우리는 주님께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설수 있습니다. 
 
그 작은 꽃 송이 하나도 존재 전체로 창조주이신 주님을 한껏 찬양하고 있습니다. 
모든 피조물 가운데 으뜸인 우리, 만물의 영장인 인간으로서 우리는 그에 걸맞게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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